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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라야 한다고? 네, 그럴 예정입니다.

성장메이트- 6월 성찰보고서

by 새벽별

벌써 일년 중 반이 지났다. 그 어떤 달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은, 그러나 다른 달보다 뿌듯함이 가득했던 6월. 속절없이 가버리는 시간들을 아쉬워만 했지 돌아보고 성찰하고 더 나아질 나의 모습을 기대했던 나날들이 있었던가.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거란 기대와 희망을 품게 해 주며, 지금도 잘 하고 있다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 감사한 6월이었다.


3월부터 배웠던 소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하는 시간과 맞지 않아 중간에 많이 결석을 하긴 했지만 함께하는 이들의 도움과 배려로 마지막 작품까지 모두 완성하며 마무리를 했다. 내가 걸어왔던 길이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의 갈망이 큰 나에게 소잉은 미싱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두득두득, 한땀한땀 박히는 미싱소리, 드르륵 돌아가는 오바로크 치는 소리까지. 듣고 있으면 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음만 편안해 지는 것이 아니라 집중해서 박아대면 어느새 내 앞에는 떡 하니 가방 하나가 완성되어 있었다.

KakaoTalk_20240704_155024891.jpg 직접 만든 가방들

시키는대로 하는 건 잘 하는 나에게 미싱은 내가 한 만큼의 결과를 가져다 주었고, 배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아주 미약하나마 수익창출까지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인근의 면사무소에서(도시로 말할 것 같으면 행정복지센터) 상품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후 감사의 뜻으로 드릴 소소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은데 우리 소잉 팀에서 뭔가를 해 줬으면 한다는 뜻을 전해오신 것. 농촌에서 여름에 자주 사용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 끝에 팔토시를 제작하기로 결정, 약 200개의 상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 약 3일에 걸쳐 모두 완성할 수 있었고 통장에는 금액으로 비교할 수 없는, 그 어느 때보다 귀하고 특별한 의미가 담긴 숫자가 찍히게 되었다. 지금은 협동조합을 추진 중에 있고 몇몇씩 짝을 지어 마을로 들어가 미싱을 배우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을 가르치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다.

KakaoTalk_20240704_154312601.jpg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알록달록한 디자인들의 팔토시



강점코칭을 받았다. 함께 글을 쓰는 브런치 작가님 중 코칭 일을 하시는 교수님이 계신데, 교수님의 추천으로 나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된 것. 내가 누구인지, 나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알아본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다. 나를 마주하기가 두려웠다. 일단 지르지 않으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기에 신청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나의 모습들이 나의 강점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생각도 못 했던 강점들까지도 알 수 있었다. 코칭을 받으면서 내가 그동안 타인을 보며 부러워했던 부분들이 나의 약점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의 강점을 더 부각하며 살아온 것이 아니라 나에게 없는, 타인의 강점이자 나의 약점이었던 부분들만을 채우기 위해 애써 왔음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내 자신을 너무 사랑해주지 않았음을, 너무 홀대했음을 마주하는 순간 스스로를 귀히 여기지 않았던 나에게 미안했다. 세 번의 코칭 중 마지막 한 번이 남아있는데 그 남은 한 번의 시간은 또 어떤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 줄지 기대가 된다.



운동을 꾸준히 해 왔다. 3월부터 배웠던 필라테스. 처음엔 수업을 듣고 나면 근 일주일 동안 근육통 때문에 꼼짝 하기가 싫고 내 몸뚱이 하나 움직이는 게 어찌나 버겁고 힘이 들던지. 운동하고 나면 네 발 짐승이 되어 평균 삼 일을 기어 다녔던 내가 지금은 반나절 만에 이족보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많이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주르륵 흐르는 땀방울,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근육 당기는 느낌. 세포 하나하나가 되살아나는 것 같은 그 시간이 좋았다. ‘주 2~3일만 하는 운동으로 체력이 얼마나 나아지겠어.’ 했던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몸에는 미세하게 근육들이 붙기 시작했고 점점 강도가 세지는 동작까지도 해 낼 때의 그 짜릿함과 쾌감. 끝나고 나면 ‘아우 죽겠다’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알고 있다. ‘죽겠다’ 소리가 ‘오늘도 살았다’의 또 다른 말임을.



물론 한 달을 살며 아쉬운 점도 있다. 글을 많이 쓰지 못했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글쓰기가 조금 두려워졌다. 처음 브런치 활동을 할 때야 ‘아직 처음이니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라는 좋은 핑곗거리가 있었지만 벌써 반년이나 훌쩍 지난 지금.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도, 딱 들어맞는 표현을 생각해 내는 것도, 복잡하게 엉켜있는 생각의 타래들을 풀어내는 것도 어렵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찰떡같은 표현력을 사용하여 감탄이 절로 나오도록 글을 써내는 작가들을 보며 의도적으로 브런치와 멀리한 한 달이었다. 하루 30분 온전히 앉아서 글 쓰기, 30분 이상 독서하기가 목표였는데 글쓰기는 지키지 못했다. 7월에는 다시 글쓰기에게 손을 내밀어 봐야겠다. 나랑 조금만 더 친해져 보자고. 조금만 더 가까워져 보자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제약이 덜 해졌고 나 스스로도 에너지의 방향이 아이들에게서 나에게 향하도록 의식하며 지낸 6월이었다. 그러자 더 좋은 사람, 멋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갈망과 열정이 솟아오른다.

게리 켈러의 ‘원씽’에서는 최대한 큰 삶을 살려면 생각만 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이르는 데 필요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내 삶에 펼쳐질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나의 원씽을 찾으며 욕심부리지 않고 지금보다 딱 ‘한 뼘’ 더 성장한 7월이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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