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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별 Jul 04. 2024

더 자라야 한다고? 네, 그럴 예정입니다.

성장메이트- 6월 성찰보고서

벌써 일년 중 반이 지났다. 그 어떤 달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은, 그러나 다른 달보다 뿌듯함이 가득했던 6월. 속절없이 가버리는 시간들을 아쉬워만 했지 돌아보고 성찰하고 더 나아질 나의 모습을 기대했던 나날들이 있었던가.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거란 기대와 희망을  품게 해 주며, 지금도 잘 하고 있다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 감사한 6월이었다. 


3월부터 배웠던 소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하는 시간과 맞지 않아 중간에 많이 결석을 하긴 했지만 함께하는 이들의 도움과 배려로 마지막 작품까지 모두 완성하며 마무리를 했다. 내가 걸어왔던 길이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의 갈망이 큰 나에게 소잉은 미싱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두득두득, 한땀한땀 박히는 미싱소리, 드르륵 돌아가는 오바로크 치는 소리까지. 듣고 있으면 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음만 편안해 지는 것이 아니라 집중해서 박아대면 어느새 내 앞에는 떡 하니 가방 하나가 완성되어 있었다. 

직접 만든 가방들

시키는대로 하는 건 잘 하는 나에게 미싱은 내가 한 만큼의 결과를 가져다 주었고,  배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아주 미약하나마 수익창출까지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인근의  면사무소에서(도시로 말할 것 같으면 행정복지센터) 상품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후 감사의 뜻으로 드릴 소소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은데 우리 소잉 팀에서 뭔가를 해 줬으면 한다는 뜻을 전해오신 것. 농촌에서 여름에 자주 사용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 끝에 팔토시를 제작하기로 결정, 약 200개의 상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 약 3일에 걸쳐 모두 완성할 수 있었고 통장에는 금액으로 비교할 수 없는, 그 어느 때보다 귀하고 특별한 의미가 담긴 숫자가 찍히게 되었다. 지금은 협동조합을 추진 중에 있고 몇몇씩 짝을 지어 마을로 들어가 미싱을 배우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을 가르치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다.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알록달록한 디자인들의 팔토시

    


강점코칭을 받았다. 함께 글을 쓰는 브런치 작가님 중 코칭 일을 하시는 교수님이 계신데, 교수님의 추천으로 나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된 것. 내가 누구인지, 나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알아본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다. 나를 마주하기가 두려웠다. 일단 지르지 않으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기에 신청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나의 모습들이 나의 강점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생각도 못 했던 강점들까지도 알 수 있었다. 코칭을 받으면서 내가 그동안 타인을 보며 부러워했던 부분들이 나의 약점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의 강점을 더 부각하며 살아온 것이 아니라 나에게 없는, 타인의 강점이자 나의 약점이었던 부분들만을 채우기 위해 애써 왔음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내 자신을 너무 사랑해주지 않았음을, 너무 홀대했음을 마주하는 순간 스스로를 귀히 여기지 않았던 나에게 미안했다. 세 번의 코칭 중 마지막 한 번이 남아있는데 그 남은 한 번의 시간은 또 어떤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 줄지 기대가 된다.     



운동을 꾸준히 해 왔다. 3월부터 배웠던 필라테스. 처음엔 수업을 듣고 나면 근 일주일 동안 근육통 때문에 꼼짝 하기가 싫고 내 몸뚱이 하나 움직이는 게 어찌나 버겁고 힘이 들던지. 운동하고 나면 네 발 짐승이 되어 평균 삼 일을 기어 다녔던 내가 지금은 반나절 만에 이족보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많이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주르륵 흐르는 땀방울,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근육 당기는 느낌. 세포 하나하나가 되살아나는 것 같은 그 시간이 좋았다. ‘주 2~3일만 하는 운동으로  체력이 얼마나 나아지겠어.’ 했던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몸에는 미세하게 근육들이 붙기 시작했고 점점 강도가 세지는 동작까지도 해 낼 때의 그 짜릿함과 쾌감. 끝나고 나면 ‘아우 죽겠다’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알고 있다. ‘죽겠다’ 소리가 ‘오늘도 살았다’의 또 다른 말임을. 


    

물론 한 달을 살며 아쉬운 점도 있다. 글을 많이 쓰지 못했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글쓰기가 조금 두려워졌다. 처음 브런치 활동을 할 때야 ‘아직 처음이니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라는 좋은 핑곗거리가 있었지만 벌써 반년이나 훌쩍 지난 지금.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도, 딱 들어맞는 표현을 생각해 내는 것도, 복잡하게 엉켜있는 생각의 타래들을 풀어내는 것도 어렵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찰떡같은 표현력을 사용하여 감탄이 절로 나오도록 글을 써내는 작가들을 보며 의도적으로 브런치와 멀리한 한 달이었다. 하루 30분 온전히 앉아서 글 쓰기, 30분 이상 독서하기가 목표였는데 글쓰기는 지키지 못했다. 7월에는 다시 글쓰기에게 손을 내밀어 봐야겠다. 나랑 조금만 더 친해져 보자고. 조금만 더 가까워져 보자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제약이 덜 해졌고 나 스스로도 에너지의 방향이 아이들에게서 나에게 향하도록 의식하며 지낸 6월이었다. 그러자 더 좋은 사람, 멋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갈망과 열정이 솟아오른다.      

게리 켈러의 ‘원씽’에서는 최대한 큰 삶을 살려면 생각만 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이르는 데 필요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내 삶에 펼쳐질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나의 원씽을 찾으며 욕심부리지 않고 지금보다 딱 ‘한 뼘’ 더 성장한 7월이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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