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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야씨 Mar 11. 2021

#011 주파수




여자는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집어 들고 클럽하우스 앱을 켰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에 모여 무언가를 나누고 있었다.
말하는 사람이 되어 보고도 싶지만,

누군가의 앞에 나선다는 것이 생각만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물론 목소리로만 소통했기에 얼굴이 보이진 않겠지만,

미세한 떨림조차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귀를 활짝 열고 내가 선택한 방과 나의 주파수가 맞기를 기대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어루만져주기도 했고,

유명한 아티스트가 주축이 되어 부캐 놀이를 하기도 했다.

마음이 찡하기도 했고, 깔깔 웃기도 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찾아 듣고 있는 건가 싶은 현타가 오기도 했지만,

사람을 만나기 힘든 코로나의 시국 속에서 이런 소소한 재미에 열광하는 게 당연한가 싶기도 하다.

여전히 마이크 앞에 나서거나 손을 들고 의견을 나누진 못하겠지만,

나와 주파수가 맞는 방이 있길 기대하며 이 방 저 방에 문을 두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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