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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야씨 Mar 30. 2021

#027 엄마도 일 학년



아이가 어디선가 왕자님은 파란색, 공주님은 핑크색이라고 배워오는 것이 싫었다.

그런 날에는 왕자님도 핑크색 좋아할 수 있고, 공주님도 파란색 좋아할 수 있다고 다시 얘기해 주었다.

성별로 컬러의 선택폭이 줄어드는 것이 싫었다.

아이가 언제나 원하는 컬러를 스스럼없이 고르길 바랬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옷을 사러 옷가게에 들렀다.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보라고 했다.

아이가 눈여겨보다 지목한 것은 노랑 바탕에 핑크색 토마토가 그려진 옷이었다.

컬러의 편견을 가지지 않겠노라 다짐했었는데, 나는 아이가 다른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까 걱정이 되었다.

엄마 아빠의 우려에도 아이는 선택한 옷을 고집했고 잠시 편견에 사로잡혔던 우리도 아이의 선택을 응원하기로 했다.

아이는 그 옷을 맘에 쏙 들어했고 학교에 입고 가기로 했다.


하교하던 아이의 옷을 본 친구 엄마가 동생의 옷을 잘못 입은 거냐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때 조금 화가 났다.

한마디 하고 싶었던 찰나, 아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제 옷이에요.

마음에 들어서 산 거예요.

멋지지 않아요?


친구 엄마는 본인의 편견을 마주하고 머쓱해했다.


어른들이 만들어둔 편견 속에 아이를 가두지 말자.

오늘도 아이와 함께 한 뼘 더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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