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쭈야씨 Apr 02. 2021

#030 스쳐가던 순간순간의 오늘

I'm going to live every minute of it.



오랜만에 홀가분하게 혼자 집을 나섰다.

꽃집에 가서 친구에게 줄 예쁜 꽃다발을 샀다.

기다리던 버스가 금방 도착했고 길도 막히지 않아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했다.

친구의 귀여운 초록색 미니에 올라탔다.


결정장애가 있는 우리가 어찌어찌 고른 첫 목적지는 리모델링 중이었다.

가던 길을 돌아서 새로운 목적지로 향했다.

어둑해진 길가에는 벚꽃들이 줄지어 서있다.

소소한 수다에 깔깔거리다가 경로 이탈을 두어 번쯤 하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그곳에 반짝반짝 예쁜 불빛들,

고민하며 고른 맛있는 음식과 너의 아쉬움 한 스푼.

아쉬움은 찰칵찰칵 네모난 추억에 남기고 돌아온다.



돌고 돌다 도착한 곳의 이름이 귀여운 ‘헬로오드리’인 것, 그곳이 네가 좋아하는 정취의 동네인 것, 별빛 속에 있는 것 같던 너, 우리만 남겨진 것 같던 시골길, 길이 아닌 곳으로 돌진할 뻔한 귀여움,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줄 것 같았던 커다란 터널의 입구, 처음 본 것 같이 신기한 기분이 들던 한번 와본 길, 빈티지한 컬러의 버스, 도로공사의 화려한 불빛과 춤추듯 안내하는 아저씨들...


소소한 일상에 설렘을 가져다준 그녀와

한껏 올라갔던 텐션이 집으로 돌아오는 박자를 맞춰 제자리로 돌아온 것까지도,

모든 것이 완벽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029 봄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