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 수집가의 새벽

by 쭈야씨



잠을 자면 될 텐데

나는 하품을 수집하고 있다


새벽 두 시의 하품

세 시의 하품
네 시의 하품


각각 다른 농도로

다른 무게의 색깔로

내 입 안에 쌓여간다


하품은 시간을 먹고 자라는 생물

미루면 미룰수록

더 크고 굼뜬 괴물이 되어

내 의지를 집어삼킨다


사람들은 잠을 자라고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자는 순간

오늘이라는 이름이

영영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그래서 또 스크롤을 내린다

의미 없는 영상을 틀어놓는다

하품을 억지로 참으며

오늘을 붙잡으려 한다


새벽 다섯 시

가장 무거운 하품이 올라올 때

나는 그것마저 삼킨다

완벽한 컬렉션을 위해


그리고 해가 떠오르면

모든 하품들을 곱게 개어

서랍 깊숙이 보관한다

이제 내일의 하품을 수집하기 위해

굿나잇.






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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