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청하는 유튜버 베프옥션 오늘의 한마디는 '시작을 시작하세요' 였다.
베프옥션은 하루도 쉬지않고 매일 아침 생방송을 하고있다. 처음엔 어쩜저리 똑같은 잔소리를 매일 할 수 있나 싶어서. 그리고 그 아줌마스러운 수다가 귀엽고 재밌어서 별 생각없이 보다가 지금은 그 꾸준함과 그 정성과 그 마음을 존경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준히 무언가를 계속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지 않나.
나도 꾸준히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림일기쓰기이다.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생산형 인간인지라 소비만하고 시간을 보내면 하루를 허투로 보낸거 같아 마음이 금새 불편해진다. 컨텐츠들을 소비하는 순간이야 신나지만 그 후에 오는 헛헛함을 다스리기가 어려웠다. 하루가 공허하지 않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찾은 것이 그림일기였고 백수가 되면서 1일 1그림일기를 결심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이 결심은 1주 1그림일기로 바꾸었으나 1달 1그림일기도 못하는 중이다.
일단 일어나 자리에 앉기까진 수월하다. 그 후엔 바로 시작하기 섭섭하니 (왜이렇게 생각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쓸데없는 것들을 검색하고 뒤져보다 오전을 보내고 갑자기 책상정리를 하고 온집안 정리를 하다보면 배가 고파져 밥을 해먹고 치우고 나면 반나절이 지난다.
하루 중 꼭 해야겠다고 정해놓은 것들은(명상, 요가, 공부) 그나마 해내지만 그림일기 쓰는 건 가장하고 싶은일이라 말하면서도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정말 시작하고 싶은데 시작이 시작되지 않는 날엔 동기부여를 하겠다며 도서관에가서 이것저것 책들을 뒤져보거나 서점을 방문한다. 시작을 시작하기 위해 온갖 가지 준비과정이 또 필요하다니 이거 정말 어리석고 웃긴일이지 않나…
이불 제치고 털고 일어나 책상에 앉아 '시작'만 하면 되는 그 쉬운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