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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슴뿔 Mar 02. 2022

명상일기 1. 시작

많은 생각이 흘러왔다가 흘러지나간다. 나에게 머물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게 두는 것이 목표이다.  

 

 명상의 대가들처럼 무념무상의 단계에 평온히 머물고 싶지만 마음들이 밀려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다보면 어느날은 과거로 간다. 좋은 기억들도 많았을텐데 왜 이럴땐 떠오르지 않을까. 멀리 멀리 흘러가 아주 어린 시절의 기억까지 끄집어내고야 만다. 

 마음이 미래로 흘러갈 때도 있다. 명상이 끝나고 해야 할 일. 오늘 할 일 그리고 내일 할 일, 다음 주에 할 일. 미래로 흘러가는 마음은 과거와 달리 그리 멀리가진 않는 것 같다. 

 

 명상 전 준비작업으로 윔호프 호흡을 한지 반 년 정도 되었다. 윔호프 호흡(투모호흡이라고도 한다)을 하고나면 확실히 다음 명상에 집중하기 편해진다. 윔호프 호흡을 마치고나면  약간의 현기증과 함께 목에 피가 지나가는 소리(또는 심장소리)가 크게 울리는데 그 소리가 천천히 잦아질 때까지 잡생각이 들지 않아 명상에 오롯히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소리가 들리거나 뇌압이 높아진 느낌이 드는건 좋은 방법은 아닐 것 같다. 

 

 반년 간 매일 한 소감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 왼손필사도 호흡명상도 꾸준함에 대한 내 기대치가 큰 것 같다.  꾸준히 뭘 한다 한들 엄청난 변화는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니 이제 '놀라울 정도의 변화'라는 기대는 내려놓는다. 

 뱃살이 빠지고 복근이 생겼는데 근래 식사량이 줄어서 그런 것인지 윔호프 호흡의 영향인지 잘 모르겠다.  과호흡 이나 어지러운 상태를 만들지 않고도 바로 명상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Hunza, Pakistan

 장수마을로 알려진 파키스탄 훈자마을. 4월에 방문하면 설산을 배경으로 살구꽃이 사방에 흩날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명상에 집중하려 찾은 곳인데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눈을 닫고 있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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