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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슴뿔 Mar 28. 2022

독서일기-할 말은 합니다

희렌 최의 '할말은 합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말버릇을 가진 사람들은 도처에 널려있다. 그리고 싫은소리 못하고 이런 사람들의 말로 상처받고 괴로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이들을 위해 선넘는 사람들에게 적절히 대응하고 나아가 좀 더 매력적으로 말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준다.

사회생활에서 싫은 소리 못하고 속앓이 하는 사람들의 큰 공감을 얻은 책이라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사람에겐 이렇게 대처해야지.' 라는 것보다 '혹시 내가 저런 말을 누군가에게 하진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마도 말하지 않는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하지 않는 경우는 있어도 하고 싶은 말이 나오지 않아서 나중에 억울했던 경험은 별로 없어서 일 것이다.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할 말은 하고 속편하게 살아왔거나 무례하게 말하는 사람이 바로 나이거나.

조심하고 신경쓴다고 해도 나의 말들은 누군가에겐 선을 넘는 일이고 상처가 되는 말일 것이다.

사람마다 상처받는 부분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말투와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내가 말이라는 걸 하는 한, 내가 얼마나 성품이 좋고 친절하고 교양있는지와 상관없이 반드시 그런 일이 생긴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말은 줄이게 되고 별뜻 없는 시덥잖은 말들은 너무 담아두지 않게 된다.



물론 크게 선 넘는 말은 싸워야한다.







모임만 다녀오면 "아 그때 그 말을 해야했는데!" 라고 이불킥하며 난리법석을 떠는 룸메이트가 있었다. 그를 통해 선 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답답하고 억울한 사람의 심정을 알게 되었다.

 싸워야할 상황이면 오히려 명료할텐데, 보통 그런말들은 묘하게 기분 나쁘거나 애매하게 모욕적이다.

화를 내기엔 과하고 정색하면 관계가 불편해질 것 같고 상대는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말을 나만 상처받는 것 같아 자존감이 낮아지고, 좀 더 센스있게 맞받아치지 못한게 억울해 집에 오는 내내 곱씹으며 괴로워한다.

그 친구를 위해 내가 자주 쓰는 필승템이 있어 알려주었다.     



'그러게요' 라는 말이다.

거의 모든 경우에 유용하다.   



이제 시집가야지.

-그러게요

왜 취직을 안해?

-그러게요

그만 좀 돌아다니고 정착해서 살지그래

-그러게요

좀 꾸미고 다니면 예쁠텐데..

-그러게요

도대체 정신을 어따두고 사니?

-그러게요

그러다 나중에 어쩌려고 그래

-그러게요




무한의 그러게요 예시_ 적절히' 그런가요' '그러셨구나'를 돌려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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