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꾸준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왼손필사를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책을 보고 100일간 해보았는데 놀라운 변화를 겪긴 커녕 놀라울 정도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jjw4otx/32
그 이후에도 매일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음에도 계속 하는 이유는 혹시 꾸준히 무언가를 다져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있을까봐, 그리고 혹시 그걸 나만 모를까봐 생긴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걸 알기 위해선 그 무엇인가가 내 안에 쌓여 임계치를 넘길 때까지 계속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덧 일 년이 훌쩍 지나 2년을 향해가고 있는데…
여전히 놀라운 변화는 없었지만, 왼손으로 집중해서 쓰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
쓴다기보다는 그린다에 가까운 느낌으로 빈 여백을 정성들여 채워나가다 보면 마음이 조금 정갈해지는 느낌이 든다. 떨리는 손으로 완벽한 세로줄과 가로줄 그었을 때의 기분, 긴 문장을 틀린 부분 없이 통으로 암기해 적어내려갈 때의 기분, 잡스러운 생각들로 채워진 하루 중에 집중하는 시간 한 켠정도는 마련해두는 기분, 이런 좋은 기분들이 모여 계속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마치 명상의 호흡수련과 비슷한 효과이다. 필사 덕분인진 모르지만 머리가 꽉 차고 흐려진 느낌이 많이 나아졌다. 계속해서 2년 3년 모아가다보면 죽기전엔 이 책의 진위여부-인생을 바꿀만큼의 놀랄만한 변화-를 알 수 있겠지.
1. 영어기사로 필사를 했더니 영어단어를 많이 알게 되었다.
기사는 해커스ap 뉴스 받아쓰기를 이용한다.
https://www.hackers.co.kr/?c=s_speak/speaking_freelec/152
2. 필사 전 소리내여 읽었더니 발음이 좋아졌다.
필사의 과정은 ap뉴스 받아쓰기를 채운 후 -통으로 읽기-한 문장씩 외우기-한 문장씩 외워서 쓰기
3. 날짜가 적힌 다이어리에 쓰기 시작하니 빈칸을 만들지 않으려 더 꼬박꼬박 적게 된다
이런 노트들이 제법 쌓였다.
예전 노트로 비교해보니 나부끼던 글자들이 지금은 더 안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