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걷는 길

Bob Dylan- Knockin' on Heaven's Door

by Anand

"오늘은 듣고 싶은 노래들이 많이 들리네요.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부신 날이에요 하늘에 구름이 리듬에 맞춰 흘러가고 있어요 하늘 한번 쳐다보고 숨 한번 깊이 들 이내 쉬는 행복한 날 되세요~ "



구름이 리듬에 맞춰 흘러간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리듬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런 비슷한 사람이 내 주변에도 있다. 엄마다.


"어렸을 땐 멍하니 구름이 지나가는 참 많이 봤는데..."


엄마랑 산책을 갔다. 동네 뒷산을 오르는데, 꽤 힘들었다. 30분쯤 지나자 평상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힘들어서인지, 평상이 이제 좀 쉬어 가라는 손짓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랑 나는 평상에 누웠다. 하늘이 보였다. 오랜만에 아파트 같은 건물이 없는 온전히 자연으로 눈이 가득 찼다. 하늘엔 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중이었다. "어렸을 땐 멍하니 구름이 지나가는 걸 참 많이 봤는데, 요즘은 잘 그러지 못해" 엄마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그랬다. 어릴 땐 밖으로 많이 쏘아 다녀서 그런지 구름을 자주 보았다. 멍하니 흘러가는 구름의 속도, 모양을 그대로 담아두었다. 언제부턴가 가만히 구름을 지켜볼 여유가 없어졌다. 당장 눈 앞에 펼쳐진 것을 보느라 바빠서. 컴퓨터 안, TV, 스마트폰 속 실시간으로 바뀌는 검색어. 그럴수록 멀리, 천천히 보는 법을 잃어버렸다. 지독한 근시가 되어갔다.


구름뿐인가. 어떤 것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질 않았다. 항상 바쁘게 움직였다. 꼭 몸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그랬다. 상대가 나에게 호의를 보이면, '내게 뭔가 원하는 게 있는 건가?'라고 머리를 굴렸다. 그렇게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기에 상대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는 내가 오른쪽으로 움직인 건데, 상대가 왼쪽으로 움직였다고 여기는 오류. 그렇게 무수한 낙인을 찍어온지도 모르겠다.


흘러가는 구름을 흘러가는 대로 보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 될 줄은 몰랐다.


-구름 볼 줄 아는 한 청취자 말씀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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