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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 - '빅토리아'

by 훌훌


영화 '빅토리아'의 주인공을 사람들은 '빅투'라고 부른다

출근하는 버스에서 만난 동네 사람이 맡긴 닭과 함께 하는 하루가 영화에 담긴다

미용실에 닭을 데리고 온 빅투에게 원장은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성실하고 친절하게 자기 일을 해내는 빅투의 요구를 거절하지는 못한다



미용실은 남성출입금지구역이다

호주에서 아이를 낳은 딸을 보러 가기 전 염색 하러 온 여인은

남편 때문에 입고 싶은 옷을 맘대로 입지 못한다

동생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피부관리를 받으러 온 여인은

미용실에서 만난 동네사람에게 자기가 여기 온 걸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

혹여나 병원에 누워있는 시아버지 귀에 들어갈까봐

환상적인 중창 하모니로 주변인을 정화시켜 주는 여고생들

칭칭 감은 옷을 벗듯 손님들은 고단한 자기 삶을 털어놓는다......



가톨릭교인 빅투는 힌두교도인 남자친구와 몰래 사귀는 중이다

아버지에게 들켜 빰을 맞고 출근한 얼굴엔 손자국이 선명하다

아버지는 중매인에게 딸의 결혼 상대자를 찾아 달라고 한다

빅투는 오늘 집에 들어가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게 될 것이다

인도 여성의 지위를 보여주는 적확한 프레임이다

사랑을 지키고 싶은 빅투의 절절한 통화에도 남자친구는

마치 남일처럼 소홀하게 대한다

남자 친구와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한 빅투는

이별을 통보하고

미용실을 찾은 만삭 친구에게 페디큐어를 하다

주체할 수 없는 긴 울음을 토해낸다



수탉이 일으키는 소란

하루종일 여러 사람들과 애환을 나눈 빅투는

축제 제물로 받쳐질 수탉을 안고

퇴근길에 오른다

어디로 갈까



시바란지니 감독의 작품으로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수상후보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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