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내가 미국 교육 관련 경험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뉴스에 오르내리는 미국 대입과 스펙, 그리고 컨설팅에 관한 기사를 읽으며 상당히 괴롭습니다. 결론은 돈과 정보의 문제인데요.
하루는 중국인 친구가 내게 아주 심각하게 물어봤어요. 너는 입시 컨설팅 안 할 거냐고요. 저는 안 한다고 했어요. 사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었죠. 입시 컨설팅 요금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할 수가 없었어요. 아이 2명이 현재 하고 있는 과외활동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요.
컨설팅을 못하니 결국 제가 시간을 들여 알아보고 검색하면서 정보 수집을 했어요. 봉사활동을 어디서 해야 할지 모를 때, 미국 친구에게 물어보았고, 그 친구가 알려줘서 , 지역 커뮤니티 Therapeutic Recreation center에서 장애우 친구들의 보조 친구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미술 관련 대회를 검색하다가 Scholastic Art Awards에 대해 알게 되어 아이가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고요. 제가 열심히 알아본 정보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면 아이들이 그 가운데 본인이 필요하거나 혹은 해 보고 싶은 것을 골라 선택해 활동을 했어요. 제가 하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본인들이 하기 싫은 건 안 하더라고요.
기부활동이나 펀딩 활동이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몰랐어요. 그런데 큰 애가 기부금을 모아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나라 혹은 단체에 기부하는 클럽에 가입하더라고요. 한국계 선배가 알려줬다고 하더군요. 그 클럽 아이들은 학교 홈커밍 데이나 축제 기간에 불닭볶음면과 요구르트 등을 팔아 기부금을 모았고, 이를 클럽 이름으로 기부하는 활동을 매년 해 오고 있어요. 마칭밴드 마스터였던 큰 애 친구는 자신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레스토랑과 이야기해서 날짜와 시간을 정해 매출의 몇 %를 협찬받아 마칭 밴드 활동비에 보태기도 했어요. 큰 애는 나중에 Esports 클럽을 만들었는데, 이 클럽에서는 지역 컴퓨터 매장인 Micro Center에 후원을 요청하는 계획에 대해 신중히 고려했었기도 해요. 이런 활동들을 미국 대학 입시 담당자들이 좋아한다는데, 아무래도 자본주의 사회라 스스로 어떤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데 있어 필요한 자금 모금이라든지, 사회적인 책임 등에 대해 배우기 때문인 듯해요. 그러니 누군가를 통해 어떤 회사를 알고, 그 회사를 통해 많은 개수의 컴퓨터 후원을 받아 기부를 했다면 그건 굉장히 큰 활동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중국 친구에게 컨설팅 이야기를 듣고 난 후, 학교 활동 소식에서 중국계 학생들의 활동에 시선이 가더군요. 그런데 그동안은 안보였던 그들의 활동이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소설책을 공동으로 출간하기도 했고, 코로나로 야외 활동이 힘들었을 때는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더군요. 지역 커뮤니티 온라인 튜터 사이트였고, 아이들이 이 사이트를 만든 주축이라는 것을 강조한 듯, 의장, 이사 등등이 중국계 학생들이었어요. 서포터로 어른들이 몇 명 있었는데, 대학교수님도 있었고요. 저는 이때 제 아이들의 입시가 거의 끝났을 때라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 입시를 앞둔 동네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마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는 좋은 사회활동 서비스가 아니었나 싶어요.
결국 컨설팅 서비스를 받으면 풍부한 정보를 이용해 입시에 유리할 수 있도록 경력을 만들 수 있으니 비슷한 성적의 아이라면 아마 더 많은 활동 경력이 있는 아이를 뽑을 거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로서 안타까움이 많아 넋두리하게 되네요. 나도 돈이 많았다면 컨설팅받아 아이들이 더 좋은 대학에 가지 않았을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