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존스에서 살아남기>
입학을 하고 처음 마주한 것은 어떻게 그곳까지 가느냐 였다.
세인트 존스는 Santa Fe와 Annapolis 두 개의 학교가 있다. 분교라기 보다는 그냥 같은 시스템으로 2개의 학교가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두 학교가 교류가 없는 것도 있는 것도 아니다. "transfer"라는 이름으로 다른 지역의 학교에 옮길 수도 있다. 꽤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지만 커리큘럼이나 읽는 책이나 수업 시간등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Annapolis의 세인트 존스는 워싱턴 D.C. 옆에 가까운 작은 도시에 있어서 꽤 이동이 자유롭다. 뉴욕이나 다른 큰 도시로 가기도 쉽다. 그러나 Santa Fe는 아니다. 뉴멕시코라는 주에 있는데 정말 시골같은 분위기에 있어서 어딘가로 가기가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학교는 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나는 Santa Fe로 갔다. 사실 Santa Fe의 학교는 2번째로 지어진 학교로 다큐멘터리에 나온 학교는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곳을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Santa Fe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Santa Fe는 정말 가기가 힘들었다. 비행기는 무조건 최소한 한번이상은 경유를 해야했고, 공항에 도착해서도 학교에 가려면 또 차로 한시간 반이상을 가야했다. 내가 갈 수 있는 공항은 총 2군데가 있었다. Albuquerque공항은 Santa Fe보다 조금 더 큰 도시에 있는 공항으로 크기가 조금 더 컸다. 그러나 다른 한 공항인 Santa Fe 공항에 비해서는 조금 더 멀어서 차로 한시간 반이상을 가야했다. 그래서 처음 가는 나에게는 조금 더 가까운 공항이 낫다고 판단해 Santa Fe 공항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가까운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처음 갈때 나는 총 3번의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는 Santa Fe에 다가가면 갈 수록 크기가 작아졌다. 인천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갈때는 3-3-3 좌석이었는 데, 그 다음 공항인 덴버로 갈때는 3-3 비행기였고, 마지막 Santa Fe 공항까지는 1-2비행기를 탔다. 처음 딱 Sana Fe공항에 내려서 본 것은 허허벌판이었다. 그 공항은 하루 비행기가 한 대씩 오고 가는 듯 했다. 수속하는 곳도 한 군데 밖에 없고 짐 찾는 곳도 딱 한 벨트 밖에 없었다. 내리자 마자 든 생각은 내가 정말 제대로 왔는 지였다. 내가 혹시 잘 못 온 것은 아닌지 정말 심각하게 고민이 되었다. 어쨌든 학교는 가야 했으니 우버를 부르려고 했다.
그런데 우버도 한시간 넘게 잡히지 않았다. 겨우 잡아탄 우버를 타고 학교로 돌아갔을 때, 난 두번째로 충격을 먹었다. 학교의 담장이나 팻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우버 기사는 나를 사막 한 가운데 조그마한 건물들이 모여있는 산 속에 나를 떨궈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나는 정말 그 때부터 너무나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제대로 온 것인지, 나는 정말 살아서 다시 한국으로 갈 수있는 지 두려워졌다. 생존의 위협이라는 단어를 뼈저리게 느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때의 나는 학교의 신입생들에게 제공하는 "Bridge Program"을 참여하기 위해서 다른 신입생들보다 한 주 일찍 학교에 간 상태였다. 그래서 학교는 그 어느 때보다 썰렁했고 사람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조금 기다리다보니 다행히 멘토로 참여했던 선배를 발견했다. 그 때 지나가던 선배에게 내가 어디있는 지, 어딜가면 학교를 찾을 수 있는 지 물어보고는 내가 제대로 도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선배의 도움으로 나는 기숙사도 무사히 찾고 내 방을 찾아서 들어갔다. 정말이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장장 삼일에 걸쳐서 부산에서 Santa Fe로 갔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겪을 고생은 다 겪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첫 날에 도착을 하고 나는 그 다음날부터 학교의 적응을 돕기 위해서 재학생과 신입생을 연결해주는 "Bridge Program"에 참여했다. 서로를 소개하고 학교의 수업은 어떠하며 또 글은 어떻게 쓰고 하는 등의 프로그램등에 참여했다. 총 일주일동안 이 프로그램은 이어졌는데 사실상 기억에 남는 것은 Santa Fe 여러 곳을 여행하는 그런 프로그램들이었다. 그래도 나와 같이 입학하는 친구들을 알게 되고, 한 주정도 일찍 와서 시차적응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고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신입생들과 2,3,4학년들이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입학한 2021년 8월에는 유독 신입생이 많았다. 나처럼 코로나로 인해서 1년 정도 휴학하고 입학한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산 속에 있는 학교가 복작복작 작은 마을이 되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내게 다가올 미래를 모른체 내 새로운 삶에 대해 들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