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사서 Aug 12. 2016

도서관, 뭣이 중헌디?

우리에게 필요한 사서

도서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도서관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자료의 이용과 보존이다. 그렇다면 자료 자체와 그 자료를 이용하는 이용자 모두를 도서관은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서관은 존재 의미를 잃고 만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이용자가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아래의 기사를 보고 새삼 놀랐다. ("The Strange Affliction of 'Library Anxiety' and What Librarians Do to Help") 도서관 걱정? 염려? 공포증? 이라고 할 수 있는 Library anxiety를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이 기사를 보고, 이게 미국이라서 그런가? 우리나라도 그런가? 내가 대학생일 때는 어땠나?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학생들이 도서관의 규모에 압도당하고 이용방식이 어려워 보여 당황하는 등 도서관을 이용할 때 장애가 있어 anxiety를 느낀다는 내용이었다.(anxiety라는 단어의 번역이 참 난감하다..) 대학원생들도 자료조사과정에 겁을 먹고 도서관 이용을 꺼린다는 내용도 있었다. 우리나라 대학도서관들이 고전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생각해보면 도서관을 자유자재로 이용했었드랬던 것 같다. 학부생이라 그랬나..)


나부터도 낯선 곳에 갈라치면 위치는 당연하고 건물, 내부 생김새, 이용절차, 준비물 등을 다 블로그에서 미리 철저히 찾아보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도서관이라고 다르겠나. 특히 고등학생 때 보지 못했던 크고 큰 대학도서관을 처음 대하는 신입생들이야 오죽할까. 캠퍼스 내 도서관은 또 왜 그리 많은지.


지금 안 그래도 도서관은 -특히 대학도서관은- 이용자가 많이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어느정도 아직까지 제약들은 있지만 집에서 인터넷으로 자료를 곧바로 이용할 수도 있고, 필요한 책은 구글북스에도 많이 있기 때문.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에서 학술적인 도서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도서관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아지게 할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사서가 친절하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이 얘기는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도서관을 보면 사서들은 어디있는지 모르게 다 숨어있다. 일부러 숨어있는 것은 아닐텐데 이용자들의 눈에 잘 띄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사서는 열람실이 어디 있는지 화장실은 어디 있는지도 알려줘야 하고, 찾는 자료가 어디있는지도 알려줘야 하고, 몇시에 개관하는지 언제 휴관인지 기본적인 정보도 알려줘야 하고, 정보를 찾고자 하는 이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일도 해야 한다. 그런데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으면 당연히 이용자들은 걱정이 되고 도서관에 발을 들이기까지 고민하게 된다. 어디서든 도움을 청할 수 있고 접근하기 쉬운 도서관이 되려면 도서관 이용의 전폭적 조력자인 사서가 어디서나 있어야 한다.


학부 때 어떤 교수님이 대학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오리엔테이션 날에 꼭 도서관 홍보도 함께 해야한다고 주장하시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신입생들에게 도서관의 시설과 이용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그래서 그들에게 도서관을 친숙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때가 아니면 사실상 기회가 없다는 이야기도. 그 이야기를 듣고 많이 공감했다. 내가 알기로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대학도서관이 몇 곳 있는 것 같다. 아기자기한 기념품도 곁들이면서. 그런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정보가 복잡해지면서 도서관 내에서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도 같이 복잡해졌기 때문에, 사서들도 그 흐름에 맞춰 적극적으로 이용자 앞에 서야 한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해당 도서관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도서관 직원인 사서이며, 정보검색 시 도움을 가장 잘 줄 수 있는 사람도 정보전문가인 사서이다. 책과 여러 가지 자료들, 정보검색도구들을 갖춰놓고 이용자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면, 우리는 또한 누구든 부담없이 우리에게 질문할 수 있는 편안한 모습으로 서야 한다.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어떤 분위기일지 생각해 본다. 대학도서관은 아니지만, 도서관에 들어올 때 가방도 개인책도 모두 사물함에 넣고, 인터넷 회원가입을 통해 열람증도 발급받아야 한다. 일련의 절차들이 모두 도서관 운영에 있어 꼭 필요하긴 하지만 그 모든 절차들이, 혹은 도서관 전체 인상이 주는 분위기가 이용자들에게 도서관 접근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생각하고 연구해 볼 일이다. 이용자가 좀더 편안한 느낌을 갖고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들이 많아지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