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사서 Jul 11. 2017

그냥 편하게 읽어요, 책

이동진, 『이동진 독서법』


                                                                                                                                                                                                                                                                                                                   

딱 10년 전이다. 이동진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 푸른밤에서 게스트로 나오실 때 듣고, 그때쯤부터 운영하기 시작하신 듯한 블로그에도 '서이추'해서 지금까지 종종 들어가보고 있다. 저자의 서재사진이라도 블로그에 올라오는 날이면 당장 가서 살펴보고 부러운 마음, 동경심으로 텅 빈 내 방을 둘러보곤 했다. 그런 그가 낸 독서 관련 책이라니, 평소 독서법 관련 책은 자기계발 책만큼 좋아하지 않지만, 이름만 믿고, 또 신간이니! 읽기 시작했다.


짤막짤막 책읽기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은 금방금방 읽혔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왜냐하면 저자의 책읽기 추천 방식은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독서가 아닌 '재밌으면 읽고, 재미없으면 뱉어라' 라는 느낌이기 때문. 억지로 하지 말고 닥치는 대로 읽되 오직 재미있게만! 어디서든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되게끔 만들라는 점도 공감이 많이 됐다. 전반적으로 책 읽는 방식과 책에 관한 가치관이 나랑 비슷했다. 


읽다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도 이 책을 보고 도전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울렁울렁 생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행위를 오히려 특별한 것으로 만들지 않고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한다. 오롯이 책과 함께 있는 고요한 시간을 나도 빨리 갖고 싶게 만들어 준달까. 아무튼 저자의 프리한 책읽기 방식에서도 동기부여가 되지만, 그렇게 즐기며 독서한 저자의 현재 해박한 지식의 결과라든가, 책을 읽을 때에 느끼는 그만의 행복감에 대한 표현에서도 독서에 대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


뒤에는 이동진이 평생 읽었던 책 가운데 권하는 책 500권 목록도 주제별로 나열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책은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여기 나온 책들을 읽으면 세 사람이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열릴 것 같다. 책을 쓴 사람과 책을 읽는 나, 그리고 책을 읽고 좋다고 권해준 이동진님까지.






* 남겨두기


"'내 인생을 바꾼 책'에 대한 원고 청탁이나 질문을 받으면 난감합니다. 저는 그 말이 이상하다고까지 생각합니다. 실제로 어떤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예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조차 그 책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 책을 읽을 때의 개인적인 경험과 관련 있을 겁니다. 저는 인생이 책 한 권으로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꾼 책이 내 인생까지 바꿀 리도 없습니다. 그러니 인생의 숙제처럼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은 없습니다." - 38 p.


"17세기 철학자 파스칼의 말입니다. '오늘날 모든 불행의 근원은 한 가지다. 인간이 홀로 조용히 방에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17세기에도 고요히 방 안에 홀로 있을 수 없다고 한탄했는데 지금은 어떻겠어요. 더구나 지금은 과잉연결시대라고 하잖아요. 우리가 겪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혼자 있는 시간이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독서는 혼자 있는 시간의 가장 영화로운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 79 p.


"좋은 독서를 위해서는 책을 읽는 자체가 아니라 책을 읽음으로써 나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 그것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0 p.


"만약 제가 어떤 꼬마에게 독서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라면 서점에 데려가서, 예를 들어 5만 원을 줄 테니 이 돈으로 전부 책을 사라고 그럴 것 같아요. 그러면 처음에는 카트라이더 책도 사고 동화책도 사고 그러지 않겠어요? 그러다 보면, 본인이 점차 책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그게 첫걸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 90 p.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말의 바다를 위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