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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사서 May 23. 2016

심플한 생활을 꿈꾸게 하다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제목이 조금 과장되긴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미니멀리스트들이 모두 정말 말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니!


심플한 생활을 모토로 자신들의 삶을 정리해나가는 10명의 일본인 주인공들이 나온다. 미니멀리즘에 눈뜨게 된 사람들의 동기도 각양각색.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잡다한 물건들이 쌓여있던 집 안에서 급히 찾아야 할 물건들을 찾지 못했던 경험으로 인하여 미니멀리즘의 필요를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된 사람도 있고, 번잡한 집 때문에 청소가 힘들어 소유물을 줄이기 시작한 사람도 있다. 동기가 어떻든 이들은 자신들의 동기에 만족한 결과를 얻었다고 평한다.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로 꾸리는 방, 안 쓰는 물건들을 정리했을 뿐인데 그들은 자신들의 삶까지 변화되었다고 말한다. 하루종일 이것저것 정신없는 일상에서 집으로 돌아와 아무생각없이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고, 불필요한 텔레비전을 없애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공부와 독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청소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시간과 스트레스도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생겨, 작은 물건이라도 내 공간에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꼼꼼히 따지고 구입하게 된다고 한다. 집 안에 차고 넘치는 물건들이 "나는 언제 입어줄 거야?", "나는 언제 쓸 거야?" 이렇게 물어보는 것 같은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내가 마련한 물건들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 이들은 그런 삶을 선택했다.


미니멀리스트라고 해서 꼭 모든 것을 버리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중한 추억은 간직하고, 남겨둘 것은 남겨둔다. 나의 경우 다른 것에는 다 적용해볼 수 있어도 책에 있어서는 심플한 삶을 적용하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씩 실행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 놔두면 언젠가 쓸 것 같다고 억지부리고 계속 나의 공간을 침범하게 한 것들. 머리도 마음도 복잡하면 스트레스가 되듯이, 내가 사는 나의 공간에도 가능한 한 모든 복잡함을 제하고 상쾌한 공간으로 만들어봐야 겠다. 공간도, 머릿속도 모두 간단명료하게!


아무튼 이 책을 보고 내 방이 생각났다. 아 내 방..................................... 소중한 추억들이 넘나 많은 것이라고 해 두자. 쩝. 정리 한 판 해야지!!




* 남겨두기


오하기 씨는 블로그를 하면서 '정말로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방이 좋아요?'라거나 '미니멀리스트란 건 수도승처럼 사는 거라고 보면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사실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생활은 자신이 소유한 물건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를 명확히 확인한 결과일 뿐이다. - 35 p.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물건들로 넘쳐나고 있어요. 더 많은 물건들을 갖는 것과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죠.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 물건에 지배당하지 않고 마음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121 p.


남편과도 "집은 어디에 있든 가족들의 기분을 살필 수 있는 정도의 크기가 좋지"라는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 126 p.


"예전에는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늘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었지만, 지금은 머릿속을 텅 비울 수 있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특히 텔레비전을 없앤 효과가 큰 것 같아요.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금세 시간이 훅 지나가 버리잖아요. 버라이어티 방송을 무심히 보고 있다가 수면 부족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저 정보가 맞는 걸까?' 하고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요. 저는 결국 정말로 믿을 수 있는 건 자신의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 144 p.


모리타 씨는 자신이 좋아해서 패션업계에 뛰어들었지만, 복장에 관해서 체계적으로 배우지는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특히 기획과 구매 업무를 맡고부터는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있다. 그래서 방을 바꾸고나서 업무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 주말 아침은 청소로 시작하는데, 청소기를 사용하지 않고 부직포 청소기로 방 구석구석을 닦은 뒤 테이프 크리너로 소파와 카펫의 먼지를 제거한다. 물건이 없어서 청소가 더할나위 없이 간단하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이불을 밖에 널어 말리고 옷을 세탁한다. 이렇게 주말 오전 시간을 유익하게 사용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고 한다. - 147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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