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가볍게 여러 번

퀴즈 게임도 함께

by 샌디

아이들 어릴 때에는 거의 집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방학 때는 물론이고 학기 중 평일에도 유치원이나 학교를 마치면 자연사박물관, 과학박물관, 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등을 놀이터 다니듯이 다녔다.


집 주변에 박물관이 많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여러 박물관을 다닌 것이 아니라 박물관 한 곳을 여러 번 다녔기 때문에 그렇게 매일 갈 곳이 있었던 것이다.


즉, 안 가본 박물관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박물관은 없었다고나 할까.


당시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었는데, 그곳에는 실외에 아주 기다란 미끄럼틀이 있었다. 어떤 날은 그 미끄럼틀만 타고 온 날도 있었다. 박물관을 갈 때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보고 배우고 오겠다는 마음보다는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대로 한두 가지만 봐도 된다는 마음으로 다녔다.

다음에 또 가면 되니까.

그런 마음으로 다녀야 부모의 마음도 편하다.


갈 때마다 모든 전시를 다 봐야겠다는 건 사실 어른의 생각이다. 아이들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면 모든 것을 다 보고 싶어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생각만큼 꼼꼼하고 깊이 있게 관람하지 않는다.


여러 번 다니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아이들이 대충 보는 날이 있어도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만 보고 나머지는 다음에 보자"라고 관대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나도 처음부터 이런 마음으로 데리고 다닌 건 아니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전시물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간 적도 있었다.

한 번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좋은 전시회가 열려서 데리고 갔다. 아이들은 내 바람과 달리 입장하자마자 미로 찾기 들어온 것 마냥 출구를 찾아 나아갔다.


결국 10분? 만에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 그 앞 정원에서 매미관찰만 1시간을 하고 왔던 기억이 있다. 어찌 되었든 아이들은 서울시립미술관을 기억한다. 지금도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면 “나 여기에서 매미 잡고 놀았는데!”하고 반가워한다.

아이들이 글을 읽고 이해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전시물의 해설이나 설명을 보고 키워드를 퀴즈로 내기도 했다.

그러면 두 아이가 전투적으로? 설명을 읽고 문제를 맞히곤 했다. 보상은 없어도 된다. 본인들이 그 어려운 문제를 맞혔다는 사실만으로 좋아했다. (설령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라도..)


이렇게 자주 다녔던 박물관에 친구들과 동행이라도 하게 되면 아이들은 마치 본인이 가이드라도 된 듯 여기는 뭐가 있고, 저기는 뭐가 재미있다며 안내를 해주기도 한다.


교육을 위해 다니는 장소일지라도 아이들에게는 부담 없이 즐겼던 기억이 더 오래가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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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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