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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의 계단 밑 연구실 May 11. 2018

<Day-1> 생활패턴을 찾아라!

적을 둔 곳이 없어지고 자유의 몸이 된 지 (a.k.a. 백수)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첫 일주일의 소감을 말하자면 솜사탕 같았다. 닿자마자 사라졌거든... 정말 일주일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일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다. 계획 세운 다고 끄적거리기만 했지 제대로 된 결과물 없이 시간만 흘렀다. 회사라는 주중 큰 패턴이 사라지니 그 사이를 재빨리 채운 것은 불규칙한 생활과 게으름뿐이었다. 그나마 한 가지 패턴은 일주일 만에 생기더라. 바로 늦잠...


나오니까 보이는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의 생활패턴은 대부분 스스로의 의지나 취향, 성향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회사 등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아침 출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생활패턴을 만들어 쓸 수 있겠지만, 이런 시간들은 그야말로 자투리 시간일 뿐이지 이미 큰 틀은 다 외부에서 정해져 있다.


홀로서기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생활패턴의 외부성이 사라지고 난 후의 공백을 재빨리 메우는 일이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퇴사 후 첫 번째 과제가 자신만의 생활패턴을 찾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이것은 하루 온종일 고민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는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며 시행착오와 함께 찾을 수 있는, 그마저 상황이 변하면 다시 세팅해야 하는 손이 많이 가는 문제였다. 나 역시 아직까지 세팅해 나가는 중이다.


시간관리나 습관에 관한 자기계발 책을 참 많이 읽게 되더라. 원래도 자기계발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었지만 퇴사를 하고 내가 생활패턴을 오로지 스스로 책임져야 하니 보는 눈이 또 달라졌다. 특히 앞에서도 말했듯이 회사 다닐 때는 근무 시간외의 자투리 시간을 관리해서 보너스 타임을 얻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큰 틀 설계와 실행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여담이지만 앞으로 점점 시간관리나 자기계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관련 사업의 시장성도 커질 거라 생각한다. 지금까지야 앞에서 말했듯이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한국인의 삶에서 크지 않았지만 점점 야근이 없어지고 업무시간이 유연 해지며, 무엇보다 회사 생활 말고도 대안을 찾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재의 추세에 미루어 본다면 시간 관리나 자기 계발을 개인에 맞추어 컨설팅을 해주거나 (마치 헬스장 P.T.처럼) 관리해주는 등의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현재 내 생활패턴은 어느 정도 세팅이 되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계속 체크하고 업데이트하려고 노력 중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6시에 일어나 일단 씻고 나간다. 아침에 집에 있으면 자꾸 침대로 가고 늦잠 자게 되더라. 특히 출근 시간이 없기 때문에 늦잠 자면 오후 1시까지도 자게 된다;;; 오후 7시 이후에는 업무적인 것은 제외하고 강의나 사람을 만나는 시간으로 쓰고 있다. 몇 번의 실험 결과 나는 저녁형 인간은 아니라고 판명이 되었다. 밤이 되면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은 효율이 떨어지더라. 


한 가지 계속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내 스케줄에 강제성을 주는 것이다. 어차피 현재 스케줄은 내가 만들고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강제성이 없다. 그래서 조금 피곤하거나 마음을 놓고 하면은 스케줄이 어그러질 때가 많다. 일단 생활 패턴을 습관화시켜서 무의식 적으로도 이 시간에는 정해 진일을 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인데 쉽지 않다.


가끔 그냥 이런 거 누가 짜주고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든다. 그냥 난 따르기만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순간 노예제도가 철폐되고 갑자기 찾아온 자유에 적응을 하지 못한 노예들이 예전 주인을 찾아가 다시 노예로 받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가 떠올랐다. 확실히 자유라는 것은 누리기 쉽지만은 않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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