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만들기 위한 준비
학교생활기록부란(학생부)?
고등학교 3년의 나의 모든 모습이 담긴 학생부,
바로 나만의 성장 자서전입니다.
우리는 처음 만나는 누군가에게 첫 인상을 느끼지요.
이처럼 학생부도 학생부마다 다른, 학생에 대한 첫 인상을 담고 있습니다.
예로 A와 B, 두 학생의 동아리활동 특기사항(예시)을 보시겠습니다.
두 학생이 같은 학교 같은 동아리에서 함께 탐구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
생명과학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여 '액티니딘 효소 활성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함. 팀원들과 협력하여 키위 효소 추출 및 온도별 활성 측정 실험을 성실하게 수행하였으며, 주어진 역할인 데이터 수집과 실험 도구 준비 등을 충실히 수행함. 다양한 pH 조건에서 젤라틴 분해 정도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절차를 따랐으며, 효소가 생체 촉매로서 작용하는 원리 및 활성 조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아 탐구력이 뛰어난 학생임을 알 수 있음.
B
생명과학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여 '액티니딘 효소 활성 연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뛰어난 탐구 역량을 보임. 단순히 온도와 pH 조건만을 탐구하는 기존 실험 설계에서 나아가, 액티니딘의 활성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 구리 이온(Cu²⁺)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추가로 설정하고 직접 실험을 설계하여 효소 저해제 원리를 심층적으로 탐구함. 탐구 과정에서 이 학생의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음.
어떤 차이를 느끼셨나요?
동아리 담당 선생님께서는 두 학생 모두 훌륭하다고 써주셨지만 '학생 B'는 '학생 A'보다 더 주도적으로 성실하게 동아리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느껴지시죠?
매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일반고 내신 성적으로는 그동안 지원조차 상상 할 수 없던 학생이 합격되는가 하면, 반대로 내신 성적만으로도 합격을 장담했던 학생이 불합격하는 사례를 경험했습니다. 이 때마다 대학에서 얼마나 학생부를 통해 그 학생을 정확하게 판단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학생 자신이 탐나는 학생이어야 탐나는 학생부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학생부의 내신 성적 외의 기재 부분을 채우는 '전략적인 조언'들이 넘쳐납니다. 이들 조언에 대해 고교 교사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전략 : "학생부를 위해 담임선생님께 좋은 인상을 주도록 노력해라."
교사 의견 : 가식적인 노력은 필요없습니다. 누구든 상대방이 건성으로 대하는지, 진심으로 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이고 성실한 학생이면 모든 선생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이 사랑은 학생부에 드러납니다.
전략 : "과세특(과목별세부능특기사항)을 위해 심화 주제를 도서와 연결해서 탐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라."
교사 의견 : 심화된 주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학교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다보면 궁금증이 생기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련 서적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자세는 자연스럽게 심화 주제에 대한 탐구 활동으로 연결되기 마련이지요.
전략 : "학급과 동아리에서 임원이 되어라."
교사 의견 : 학생부 평가자들은 임원 직책 자체보다 직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역량에 집중합니다. 즉, 주어진 역할을 형식적으로 수행하는 임원보다는 자발적으로 나서서 급우들이나 팀원들을 돕는 학생에게 더 좋은 평가가 주어집니다.
전략 : “학급에서 급우들이 기피하는 일을 맡아라.”
교사 의견 : 진정성 있게 맡은 일이라 보람을 느낀다면 ‘타인에 대한 배려’로 학생부에 기록될 것이니 좋은 선택입니다. 그러나 단지 보상을 받기 위해 마지못해서 혹은, 의무감에서 시작한 일이었다면 어느 순간 불만이 생겨 짜증이 나지 않을까요? 이런 모습은 오히려 ‘공동체 역량 부족’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대학은 그 기록 뒤에 숨겨진 진실성과 본질적인 역량을 보려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학생부는 '기록'이지 '연출'이 아닙니다.
대학이 알고 싶은 것은 "이 학생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태도를 가졌으며, 어떻게 성장했는가?"입니다. 억지로 '하는 척'하는 활동은 결국 기록의 깊이와 진정성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탐나는 학생부를 만들고 싶다면, 모든 전략에 앞서 탐나는 학생 그 자체가 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내면에 바른 가치관, 성실한 태도, 그리고 진정한 호기심이 있을 때, 교사의 관찰 기록인 학생부에는 그 모습이 생생하게 기록됩니다.
기록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행동이 기록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바른 생각과 인성(공동체 속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책임감을 다하는 지속적인 태도), 창의성과 도전 의식(주도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능동적인 자세), 탐구력과 지적 호기심(교과에서 시작되었고, 교과 내용을 넘어 스스로 심화 학습하고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본질적인 노력)을 가진 학생의 학생부가 좋은 학생부입니다.
자신의 긍정적인 역량을 내면화하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입시 전략이며, 진정한 역량으로 채워진 학생부는 그 어떤 전략보다 강력한 합격의 무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