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삼모델 Nov 02. 2020

앤드류는 얼마 안가 죽는다 <위플래쉬>

근육 주름 대머리가 사람 잡는 영화

2014년 개봉 당시,  근육 주름 대머리의 교육 방식과 결말에 대해 약간의 논쟁이 생겼었다. 결과와 성공만을 중시하는 한국의 교육 환경답게, 플래처의 강압적인 교육방식으로 천재를 양성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의 감상평들이 많았다. 그래서 화려한 음악과 함께 끝난 이 영화의 엔딩도 해피엔딩이라 생각한 것 같다. 개인의 감상을 전적으로 존중하는 바이나, 내가 생각한 위플래쉬의 엔딩은 배드 엔딩이다.


1. 션 베이시의 사망

플레처는 자신의 옛 제자였던, 션 베이시의 사망 소식을 자살로 들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애써 사고로 죽었다고 숨긴다. 그의 자살에 대해 떳떳하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또한 유명했 재즈 뮤지션인 찰리 파커는 35세에 급사했다. 자신을 몰아붙여 음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복선이다.


2. 앤드류 아버지의 표정

앤드류의 아버지는 내심 아들의 드럼에 대한 집착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영화를 같이 볼 정도로 아들을 사랑하기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아들에게 초콜릿볼을 넣은 팝콘을 권하지만, 아들이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다. 또한 마약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재즈 뮤지션을 못마땅해하며, 가족 식사 자리에서 은연중에 무시하는 큰아빠를 거들었다. 결국 마지막 재즈 음악회에서 엄청난 음악을 내보이는 아들을 보지만 그의 표정은 놀라고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더 이상 '내 아들 앤드류'가 아니라 음악에 생명력을 바친 '재즈 뮤지션'임을 알게 된 것이다. 


3. 재즈의 기본은 합주

재즈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작중 앤드류가 하는 재즈는 여러 명의 연주자와 함께하는 합주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사회성이 부족한 앤드류는 다른 동료들이 친구를 만들고 대화하는 동한 밴드 내에서 대화를 하는 장면이 없다. 재즈는 기본적으로 많든 적든, 악기들 간의 자유로운 합주를 통해 이루어지는 장르이다. 그래서 수업 방식도 개인 연습이 아니라, 합주 연습이다. 계속 언급되는 찰리 파커도 심벌즈(의자)를 맞고 독방에서 혼자 연습한 것이 아니라, 다른 연주자와 합주 연습을 했다. 다른 연주자들과의 교감이 부족한 앤드류가 뮤지션으로 롱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플래처의 강압적인 교육방식에 찬성하고 지지하는 사람이든 그런 폭력적인 교육 방식에 반대하는 사람이든, 선택과 감상은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앤드류가 성공적인 공연을 마치고 10년 이내에 일찍 죽을 것이라는 데는 둘 다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배드 엔딩이다.


ps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된 지금, 플레쳐의 창조적인 욕을 알아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자막에서는 많이 순화되어서 표기된 것이 아쉽다.










매거진의 이전글 맛있어 보이지만, 어떤 재료인지 모르는 영화 <테넷>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