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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May 20. 2021

비싸게 만들어도 어색하게 맛없는 MSG <스파이럴>

쏘우의 외전, 스파이얼 : 프롬 더 북 오브 쏘우

미국에서 성행하는 B급 슬래셔 무비 역사에 '쏘우 1'은 큰 획을 그었다. 저예산으로 만들어도 치밀한 각본과 훌륭한 연출로 극복하여 제작비의 몇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었다. 문제는 그 이후 제임스 완 감독이 하차하고, 시리즈가 남발되어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단순히 인간의 가학성을 대리 만족시켜주는 고어 무비가 되었버렸다. 그렇게 쏘우 시리즈는 일반 관객들에게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영화로만 기억되어 치밀한 각본과 반전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갈수곡 절망만 주었다. 그런데 이런 낮은 퀄리티의 쏘우 후속작 영화도 저예산으로 만들어져서 8개의 시리즈가 나왔고 갈수록 혹평만 늘어났지만 돈은 잘 벌렸다. 


비싸

근데 이게 돈이 된다는 것 판단한 할리우드가 제작비를 늘렸다. 쏘우 1이 단돈 120만 달러로 제작된 것에 반해, 쏘우의 8편인 직쏘는 1000만 달러를 사용해서 1억 달러를 벌었고, 이번에 나온 '스파이럴 : 프롬 더 북 오브 쏘우'는 20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사무엘 잭슨 같은 굵직한 배우와 크리스 락이라는 유명 코미디언을 섭외했다. 다른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비하면 아직 모자르지만, 이전의 쏘우 시리즈에 비하면 조금 비싸게 만들었다. 


맛없어 

헌데 문제는 갈수록 비싸지는 제작비에도 작품의 퀄리티가 내려가고 있다. 미국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인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주요 주제로 삼는 것은 좋았으나, 쏘우 시리즈에서 보여주던 무능한 경찰을 그대로 따왔고, 각본은 너무 클리셰적이라 중반부터 나름의 반전과 결말이 짐작 가능하며, 결정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하고 대사가 유치하다. 외국어로 연기하는 사람의 어색함은 잘 집어내지 못하는 한국인에게도 어색하게 보일 정도로 새뮤얼 잭슨을 제외한 주조연의 연기가 어설프다. 심지어 대중적 흥행을 노린 건지 갈수록 잔인한 장면도 줄어들어 고어 무비로서의 정체성도 어중간 해지고 있다. 


쏘우는 어디에

시리즈가 거듭 될수록 쏘우의 핵심 주제인 삶에 대한 절박함, 죄에 대한 참회에서 많이 벗어나 개인적인 동기로 인한 연쇄 살인에마 집중하고 있어 작품의 질적인 하락이 너무 심하다. 기존 쏘우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이고 쏘우 처럼 트랩을 사용해 살인을 한다는 것 외에는 쏘우 시리즈와 어느 정도 이질감이 느껴저서 외전이라고 하는 것같다. 나름 후속작을 암시하려고 한 요소까지 넣어놨으니 이 외전의 후속작은 오로지 흥행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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