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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Jul 02. 2021

예정에 없던 속편을 만들면 <콰이어트 플레이스 2>

국어 시간에 나온 대구법의 영상적 활용

* 스포 주의

익히 알려진 것처럼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속편의 제작 예정이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세계관과 무성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음향효과 덕분에 1편은 큰 흥행을 거두었다. 그래서 제작사에서는 감독 겸 주연배우인 '존 크래신스키'에게 후속작을 제안했고 감독은 이를 받아 들아 들여 속편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예정에도 없던 속편이 만들어지게 되어 약간은 영화적인 어색함이 있다.


1) 멸망 이후의 세계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에 흔히 나오는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약탈을 일삼는 스캐빈저 무리들이 나온다. 그런데 배를 타고 금방 가는 거리인 섬의 존재를 인지 하지 못한다.


2) 너무나 외부인을 잘 받아들이는 섬사람들도 아포칼립스물에서는 이상하다. 너무나 평온한 섬에서만 살아서 외부의 상황과 괴물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해도, 더러운 꼴로 온 외부인들을 적대하지 않는다.


3) 사실 이게 가장 어색하다. 촬영이 이루어지는 동안 1편에 출연했던 아역들이 너무 커버렸다. 1편과 연속 관람하면 확연히 차이를 알 수 있는데, 방금 태어난 아기는 생후 며칠밖에 안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사이 리건(장녀)과 마커스(장남)의 키과 외모가 많이 변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배우들이 연기적으로 성장한 덕분에 따로 흘러가는 2개의 스토리에서 각각 주연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결핍과 성장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다 무엇인가 결핍되어 있다.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한 애블린 에보트는 괴물에 의해 남편을 잃었고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에밋은 아내를 잃었다. 그리고 이들의 피보호자 격인 리건은 애초에 청력을 잃었으며, 마커스는 덫에 걸려 발에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하지만 보호자들이 다리에 부상을 입고 위기가 찾아오자 이들은 보호받는 존재에서 보호하는 존재로 성장한다.


나이 든 사람과 보호받는 아동 사이의 관계는 각종 작품의 인물관계에서 클리셰로 사용되는 보호-의존 관계이다. 1편에서는 이 문법이 잘 쓰였지만,  속편인 이 영화는 일방적 보호 관계에서 서로 지켜 줄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희망인 아기뿐이다.


대구법

흔히들 중,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대구법을 활용한 ~'이란 지문을 자주 보게 된다. 대구법은 비슷한 어조나 어세를 가진 어구를 짝 지어 표현의 효과를 나타내는 수사법으로 꽤나 알아차리기 쉬운 지문 중에 하나이다. 이 영화 도 그렇다. 영화 중반을 지나면 스토리가 완전히 2개로 나뉘며 영화 끝까지 만나지도 않지만, 비슷한 지점을 서로 교차 편집하여 끊임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완전히 서로 다른 이야기가 하나의 스토리로 수렴하여 완전히 분리된 스토리가 하나의 스토리처럼 보인다. 1편과는 비슷하게 열린 결말로 끝나지만, 1편보다는 미래가 너무 밝다


괴물

괴물들의 CG 작업을 후반부에 실시해, CG가 없이 모션 캡처만 있는 중간 편집본을 본 관객들이 웃었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그만큼 괴물에 대한 상세 설정은 후반부에 추가한 측면이 크다. 나중에 감독에 의해 추가된 설정에 따르면 괴물은 빛이 없고 소리로만 사냥을 하던 행성에 살았으며, 그 행성이 멸망하자 운석을 타고 지구로 왔다고 한다. 2편에 운석이 나온 것으로 보다 좀 더 자세한 설정은 3편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존 크래신스키 감독의 작품은 아니지만 후에 나올 3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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