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츠고! 오메가몬 <용과 주근깨 공주>
노래 부르며 여름에 시간을 달리는 늑대들의 전쟁
어렸을 때 보던, 디지몬 어드벤처 극장판(우리들이 워게임!)은 인터넷 세계가 따로 존재하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전 세계 사람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응원하고 결국 악당을 물리치는 시원한 전개는 디지 바이스를 들고 놀이터를 쏘 아다니 던 어린 시설의 나에게 큰 감동이었다. 그 영화의 감독이 호소다 마모루였다는 것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 삼 메이크
그리고 사실상 우리들의 워게임의 리메이크 버전인 썸머워즈부터 호소다 마모루의 영화의 특징을 확연히 드러내었다. 현실과 다른 가상 세계 +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위기를 이겨내는 인간 찬가 + 동물 형태를 한 인간 그리고 시간 여행, 그래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후의 작품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번 가상 세계를 다룬 용과 주근깨 공주는 자가 복제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힘들다.
- 메타버스
이 영화가 그의 첫 번째 영화였다면, 매우 신선한 재미였겠지만, 이미 SNS의 발달로 인터넷 속의 또 다른 나라는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소재가 되어있다. 다분히 그동안 메타버스를 지속적으로 연출해온 감독답게, 전 작품들에서 항상 사용하던 주제인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위기를 이겨내는 인간 찬가'가 인터넷 방송 유행으로 이미 현실에 실현된 것을 자각하고, 메타버스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 익명성을 비판하고 있다.
- 레츠고! 오메가몬
하지만, 용과 주근깨 소녀는 재탕을 반복한 호소다 마모루 작품들의 특징에 새로운 것을 더해서 작품 중 가장 수작으로 남을 수 있었다. 포켓몬스터 게임이 1세대를 세 번째로 리메이크해서 '레츠고! 피카츄, 이브이'라는 새로운 유저층을 노린 게임이 나온 것처럼 감독은 자신의 작품을 현시대에 가장 적합한 '노래'를 더했다. 30초짜리 짧은 세로 영상에도 BGM에 따라 조회수가 결정되는 현시대에, 가장 사람들의 이목을 한 번에 끌 수 있는 '노래'를 스토리 중심으로 전의 것들과는 다른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후반부의 급전개와 가정폭력에 당한 아이들의 결말, 내적 스트레스도 형상화하는 첨단 무선 이어폰은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최근 메타버스라는 단어에 시장 가치 100조라는 단어가 붙으며 정치인과 투자자들에게 언급되고 있는데, '미래에 메타버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 같은 느낌으로 홍보했으면 이 시국에 조금은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