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 엘사&안나, 아렌델과 노덜드라의 미래

엘사와 안나는 계속 연락하고 지낼까?

by 구삼모델

디즈니의 후속작 개봉 트렌드에 맞추어,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고의 프랜차이즈 엘사와 안나가 돌아왔다. 남성에게 매달리는 전형적인 공주 캐릭터가 아닌 자주적이고 능력을 지닌 두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서 흥행을 이끌어 내었다. 유치원 여자 아이들의 새로운 하늘색 드레스와 백금발 머리라는 핼러윈 파티 코스프레 트렌드를 만들었으니 디즈니의 부가 상품 매출이 이번에도 기록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편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부모님과의 관계와 엘사 능력의 비밀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이민족과의 갈등 및 화해라는 인류 보편적 정서를 담아내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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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은 그동안 중세 어딘가의 왕국으로 설정되던 디즈니의 공주 시리즈에 대비하여 배경이 상당히 자세하게 설정된 편이다. 아렌델은 노르웨이의 항구 도시 아렌달(Arendal)에서 따왔으며, 항구에 도시를 만든 것과 교역국인 위즐턴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개 무역으로 먹고사는 교역국가로 추정된다. 현재의 국가로는 바이킹의 후손인 노르웨이에 해당한다. 이번 겨울왕국 2에서는 시대적 배경을 더 자세하게 설정했다. 겨울왕국의 원작 동화가 되는 '눈의 여왕'을 지은 덴마크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데뷔(즉흥 시인, 1834년)했다는 신문의 내용과, 사진이 등장 (은판 사진 법 발명, 1839년)하는 것으로 볼 때 겨울왕국의 시대적 배경은 1830~40년대로 보인다.

제목 없음.png 노르웨이의 아렌달(Arendal)

역사적으로 노르웨이는 독립적인 왕국을 지속하지 못했다. 14세기 이후 덴마크의 지배를 4세기 동안 받았고 1814년에 프랑스의 편을 든 덴마크의 나폴레옹 전쟁 패배로 덴마크가 스웨덴에게 노르웨이를 넘겨주었고, 그 후 노르웨이는 1905년에나 가서야 독립에 성공했다. 작중 1편에서도 안나의 대관식 때, 왕자와 공주들 또는 공작들이 파견되었으며 아무것도 아닌 왕위 계승 서열 13위 왕자가 온 것을 보면 1830년대의 아렌델이 강대국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당시는 산업혁명과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으로 교역의 거점은 대서양과 영국인데 발트해 국가인 데다가 아렌델은 산업혁명의 여파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노르웨이나 스웨덴 같은 국가는 19세기 후반, 자연을 활용한 댐을 많이 지어 수력발전을 바탕으로 산업이 발전하였다. 엘사외 안나의 할아버지, 루나드 왕도 국력이 약한 세태를 감안하여 산업혁명의 여파에서 댐을 통한 국력 강성 및 산업 발전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웨이는 이 과정에서 노덜드라족 모티브가 되는 사미인 들을 박해하고 많은 갈등을 낳았는데, 이를 차용한 것이 겨울왕국 2의 주요 스토리로 보인다.

6789234797_2bb0503fe5.jpg 2008년 영화, Kautokeino Rebellion

노덜드라족의 모티브가 되는 사미인은 시베리아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에 사는 황인 계열 소수민족으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러시아 등에 소수 존재한다. 하지만 어느 소수민족이 그러하 듯, 19세기와 20세기에 사미 언어를 금지하거나 노르웨이어들 강제로 가르치고 공동체 지역에 노르웨이인을 이주시키는 등 지속적인 국가의 탄압 정책으로 인해 인종 차별을 받았다. 국경을 통제하여 경제 기반인 순록 사육에 큰 문제가 생겨 사미인들은 가난하고 억압된 상태였다. 그로 인해 1852년에 노르웨이에서 'The Kautokeino Rebellion' 라 불리는 사미인들의 반란이 있었고 사미인들은 장사꾼과 지역 부호를 죽였지만 곧 진압되고 주도자들은 처형되며 반란세력은 감옥에 수감되었다.

Altakraftverket,_Norge.jpg 1987년 완공, 알타 수력발전소

실제 1970년대에 사미인들과 노르웨이 정부의 댐 건설을 둘러싼 문제가 있었다. 노르웨이 Alta지역에 수력발전을 위한 댐을 건설하려 하자 사미인 마을이 수몰되고 환경이 파괴되는 문제로 인해 사미인들과 환경 보호 단체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1970s~80s, Alta conflict). 대규모 환경보호 운동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환경에 덜 피해가 가는 방향으로 건설이 조정되며 1987년에 알타 수력발전소 댐이 건설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사미인들의 민권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1986년 8월 15일에 사미인들의 국기가 공인되었며 각국의 정부는 2월 6일을 '사미인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1993년에 사미 의회가 따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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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인들의 세이드와 정령 거석들

겨울왕국의 세세한 설정들은 사미인들의 문화에서 따온 것들이 많다. 사미인들의 고대 신앙에 유목지나 사냥터같이 생업과 관련된 장소에 있는 돌무더기나 거석을 세이드(Сейд)라고 하여 가족의 성물처럼 여긴다. 이는 노덜드라 마을 뒤덮었던 안개가 깔린 지점의 정령 거석들과 비슷하다. 또한 사미인 들은 사물과 동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애니미즘적 고대신앙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순록을 공경하여 순록에서 자유자재로 변하는 인간인 먄다셰(Мяндаше)를 시조로 삼고 있다. 또한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노이드(Нойд)라 불리는 무당(샤먼)이 존재한다. 엘사가 다섯 번째 정령이니 뭐니 해도 결국 노덜드라족의 무당이다. 겨울왕국 2에서는 댐 건설로 인한 정령의 분노로 안개가 껴서 노덜드라족의 마을과 아렌델이 공간적으로 분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원래 댐 건설 지역은 인공 저수지로 인해 안개가 짙게 낀다

46A6F2AE-EE11-4392-B54F-24EE4EADB568.jpeg 하루 12시간 근무, 출처 : 설국열차 갤러리??

겨울왕국 2의 결말에서는 바이킹의 후손 답게 행동한 선왕의 부정을 바로잡기 위해, 엘사와 아렌델을 희생해서 댐을 부수려고 한다. 하지만 엘사는 되살아나고 아렌델은 무너지지 않는다. 엘사는 격무에 시달리는 여왕이라는 자리에서 벗어나 1편에서 Let it go를 부르며 풀어버렸던 답답한 올림머리가 아직도 싫었는지 야생 그대로의 머리로 돌어간다. 12시간씩이나 업무를 보다보면, 나 같아도 여왕보단 무당이 나을 것 같다. 한편, 안나는 양갈래 머리가 점차 단정 해지며, 무당이 된 엘사를 변방으로 보내버리고 크리스토프와 결혼까지 한다

tumblr_0d9986c5418d2ea449177edfee11ae6b_709b44dd_1280.png 바이킹의 후손, 엘사

겨울왕국 2는 남녀 간의 사랑을 과감히 서브 스토리로 보내버리며, 이민족과의 갈등과 화해라는 인류 보편적인 주제를 채택하였다. 하지만 해결 과정에서 엘사와 아렌델이 희생으로 댐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결국 희생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노덜드라족이 겪은 34년 5개월 24일의 고통에 대한 사죄와 보상은 없었다. 두 사회의 화합의 산물인 엘사와 안나이지만, 결국 가족은 흩어져 버렸고 사회는 결국 섞이지 못했다. 각자의 일상에 바쁘다 보면 서로 연락하는 일이 절친한 형제자매일지라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각자 다른 곳에 사는 엘사와 안나의 연락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아렌델과 노덜드라족은 현실의 노르웨이와 사미족 처럼 갈등하게 될 것이다. 19세기는 산업혁명으로 공장이 여기저기 들어설 시기인데, 아렌델은 아무리 봐도 산업 혁명 시대의 공장은 보이질 않으니 곧 무역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계가 있을 것이다. 노르웨이는 석유가 나는 산유국이지만 수력발전이 전체 전기 발전의 96%를 차지 하며 댐이 무려 345개나 존재한다. 무당 엘사가 얼음으로 냉동 발전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아렌델은 경제 발전 및 치수를 위해서라도 댐을 건설해야하고 그러지 못한다면, 노르웨이가 그래왔듯이 옆나라의 지배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안나의 다음 목표는 상왕의 비호 아래 있는 노덜드라 부족과 정령의 반발을 억누르고, 댐을 건설하기 위해 마법이 아닌 힘으로 강력한 왕권을 지녀야 한다.
KakaoTalk_20191206_150430927.jpg 달밤에 빨간 내복입고 노래부르는 여왕님

겨울왕국 1편이 그랬듯이, 2편 또한 뛰어난 노래와 화려한 영상으로 모든 계층의 관객을 끌어 모아, 이번에도 엄청난 흥행이 예상된다. 이대로 라면 디즈니 답게 3편은 5년 뒤 쯤에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중간 중간에 영화에 끼워파는 단편 영상들과 OTT 서비스 디즈니+에서 무엇인가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하루 빨리 안나 여왕님의 아렌델의 부국강병 여정기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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