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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11. 2019

<심야식당> 깊은 밤에만 먹을 수 있는 것

3개국의 드라마, 두 편의 영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그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만들었으며, 드라마뿐만 아니라 에피소드를 묶어서 장편 영화 두 편을 만들었고, 뮤지컬까지 나왔다. 일본 만화로는 드물게 실사화에서 흥행과 더불어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이 만화가 흥행한 동아시아 지역은 공통적으로 밤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늦게까지 하는 야근 문화와 치안이 좋아서 밤늦게까지 가게에서 술을 마시는 게 평범한 일상인 사회이다. 또한 100년 사이의 급격한 경제적 성장으로 가족과 공동체라는 전통적 가치가 사라지고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화이다.


심야식당은 낮 동안의 자본주의에 지친 사람들에게 가족과 공동체라는 사람 간의 정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단골손님을 비롯한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에게 가족의 해체가 주요 사연으로 등장하는데, 어린 시절 헤어진 아들과 어머니, 버려진 자식, 이혼 가정, 사생아 등 각자의 기구한 사연이 음식이라는 점과 연결되어 낮동안의 인생에 지친 사람들을 밤 12시가 넘은 시각에 위로해준다.

만화 원작 '마스터' / 드라마 배우 '코바야시 카오루'

심야식당의 주인인 '마스터'(우리나라에서는 사장님이라 부르는 게 맞다)는 사연 있어 보이는 흉터를 가지고 있는 험상궂은 얼굴이지만, 심야식당의 어머니를 상징한다. '가능하면 무엇이든 만들어 준다'는 것은 아이에게 먹고 싶은 메뉴를 물어보는 어머니를 표현하는 말이다 어린 시절의 어머니는 식당처럼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주방에서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정의 요리사였다. 굳이 사 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버터라이스, 비엔나 소시지 등)이 등장한다는 점도 음식을 해주는 어머니에 대한 상징이다.


밤 12시 이후에 무엇인가를 먹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은 편은 아니다. 칼퇴근 하는 직장에 다니는 게 아니라 12시까지 야근에 시달리다가 집에 가기 전 배가 고프거나 술이 한잔하고 싶어서 심야식당으로 오는 것이다. 또는 게이바 사장, 스트립 쇼걸, 술집 호스티스,  AV 배우, 야쿠자처럼 사회에서 배척되는 비주류층이 이 식당에서는 주요 손님이다. 이들은 서로를 직업으로 차별하지 않고 자신이 가져온 것을 나누어 먹는다. 12월 31일에 손님들끼리 모여서 해넘이 국수를 먹고 새해 음식을 가져다주며, 선물로 받은 대게를 나누어 먹는다. 보통 맛있는 음식이나 새해는 가족과 함께 보내기에, 손님들은 마스터를 중심으로 일종의 유사 가족을 이루고 있다.


밤늦은 시간에 음식과 술로 마음을 치유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국밥집 또는 포장마차와 어느 정도 비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가게든 자신이 음식을 먹으면서 치유를 얻는 곳이 라면 그곳이 바로 자신의 심야식당이다. 밥늦게 순대국밥집에 가면 소주 한병과 국밥 하나로 힘든 하루를 달래는 아저씨들의 심야식당을 볼 수 있다.

 

소주 한잔 400엔, 사례 두 홉 500엔, 맥주 한 병 600엔, 돈지루 정식 600엔  / 1화의 문어 비엔나 소세지

하지만 작중에는 돈지루 정식과 술 가격을 제외한 음식의 가격이 제대로 나와 있지 않고 계산하는 장면도 잘 등장하지 않는다. 작은 카운터형 아자카야가 발달되어 있는 일본은 기본적인 자릿세(300~500엔)를 포함하여 맥주 한잔에 400~600엔, 적어 보이는 양의 안주는 기본 800~1000엔 이상이다. 적은 양의 술과 안주를 시키고 오랫동안 마시는 일본의 주류 문화를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빨리빨리 마시고 푸짐한 안주를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좀 비싼 술집인 듯하다. 심야식당의 커스텀 음식의 가격은 드라마 1화에서 조금은 추측할 수 있는데, 야쿠자 류가 돈지루 정식(600엔) + 맥주 1병(600엔) + 문어 비엔나 소시지를 2000엔이라 계산한다. 문어 비엔나 소세지가 800엔이라는 말인데, 작중 나오는 음식의 양이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심야식당은 비싼 식당이다단골손님들이 비주류층일지언정 돈은 확실히 잘 버는 것 같다.


도라마코리아에서 CG자막을 통해 심야식당 시즌1에서 시즌 3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고 넷플릭스에서 두편의 영화와 드라마 4,5기인 심야식당 : 도쿄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으니 하루에 한편씩 보고 자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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