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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20. 2019

<포드 v 페라리> 자동차로 연주하는 꿈의 노래 듀엣

로망을 가로막는 빌런은 돈

제목부터 포드 v 페라리로 르망 24시라는 유럽의 레이싱 대회에서 페라리에 도전하는 포드의 모습을 켄 마일즈, 캐롤 셸비, 두 남자의 버디 무비로 풀어내었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시작되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로 영화가 어떻게 연주될 것인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원래 스포츠라는 것은 원래 사람의 꿈의 집합체이다. 본래 유희를 위한 놀이에 불과한 스포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돈을 버는 것에는 투쟁과 승리라는 사람들의 로망이 끼어들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두 인물을 통해 로망으로 사는 인생을 보여주기에 인간미가 넘쳐나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2019년도 르망 24 우승팀, 도요타 

-  모터스포츠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귀족들의 스포츠

르망 24는 0.001 초의 세계를 다투는 F1과 다르게 24시간 동안 드라이버를 교체해가며 달리는 내구성 위주의 스포츠다. F1이 단거리 경주라면, 르망 24는 마라톤과 같다. 게다가 매우 더운 6월에 열리며, 경량화를 위해 자동차에 에어컨과 편안한 승차감을 위한 서스펜션 따위는 없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순발력과 감각 그리고 24시간의 경기를 견딜 자동차를 만드는 엔지니어의 기술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터스포츠는 원래 전형적인 금수저 부자, 귀족들의 경기다. 관객 흥행을 별로 개의치 않으며, 소수의 자동차 회사의 테스트 및 소수의 부유층 고객을 위한 광고 통로가 되는 그들만의 리그이다. 현재에도 모터스포츠의 대부분이 부유한 유럽에서 열리며, 영향력 있는 팀과 선수는 유럽 회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서야 일본, 중국이 모터스포츠에 도전해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저소득 국가에서도 가끔씩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나오는 축구와 비교된다.


레이싱에 참가하는 포드의 슈퍼카, GT 40


- 지울 수 없는 미국 만세의 향기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전쟁으로 망가진 유럽을 제치고, 세계의 최강대국이 되었지만 신흥 강대국이 그러하듯 유럽의 엘리트층은 돈만 많은 졸부 미국을 무시하고, 미국은 교양 있는 유럽 귀족 엘리트층에 대한 열등감이 존재하였다. 영화에서도 엔초 페라리와 이탈리아는 고풍스럽고 격식 있게 그려지지만, 포드의 경영진은 돈만 좇는 속물 빌런으로 그려진다. 켄 마일스와 캐럴 셸비의 로망을 방해하는 적은 페라리가 아니라, 두 사람의 로망보다 돈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포드의 내부 경영진이다.


한물 간 상류층과 고생하며 성장한 하류층의 대결구도는 로망의 결정체 같은 것이다. 마치 현재의 중국이 스포츠 분야에서 다른 나라를 따라 잡기 위해 돈을 쏟아붓고 있는 형태를 보여 주는 것 같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아시아팀들도 르망 24에서 선전하고 있는데, 2017년 르망 24에서는 성룡이 소유한 중국의 Jackie chan DC Racing Team이 2,3등을 차지했고 2018년, 2019년 연속으로 일본의 도요타 가주 레이싱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날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영화 산업이 몇십 년 뒤에 이 영화와 비슷한 내용의 국뽕 가득한 영화를 제작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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