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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13. 2019

가족여행 초보자들이 멕시코시티에 가면..

멕시코시티 가족 여행기


우리 가족은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와 성공하신 아버지 덕택에 부족하게 살진 않았다. 하지만 남들 한 번씩 간다는 해외여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린 시절, 매년 여름 할머니 댁과 캠핑으로 여름휴가의 전부였고, 바다도 몇 번 가보질 못했다. 아버지는 해외여행을 지나친 사치라 생각하셨다. 더군 더 나 아버지는 해외출장이 잦아서 터키, 미국, 태국, 베트남 등 각 지역을 회사 경비로 다녀오셨다. 나는 24살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겨우 처음으로 일본에 다녀왔으며 어머니는 아버지랑 필리핀에 동생은 수학여행으로 중국에 한 번 다녀온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우리 가족이 갑자기 멕시코시티라니..

아버지가 멕시코로 6개월간 단기 파견을 나가 계실 때, 우리에게도 방문할 수 있는 가족 방문비용이 아버지 회사에서 제공되었다. 하지만 멕시코에 유명한 곳은 칸쿤 같은 휴양지이지 멕시코시티 같은 도심이 아니다. 수도면 뭐가 많겠지라는 생각에, 해외여행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는 우리는 멕시코시티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동양인이 지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보고 부자들은 강도때문에 방탄차를 탄다는 이곳에서...


1. 일단 싸우고 시작한다.

멕시코시티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많지 않기에, 찾을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었고 치안도 좋지 못하다는 생각에 일정은 무조건 아버지를 따라가기로 했다. 원래 우리 형제는 엄한 아버지 덕택에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끽소리도 못했다. 하지만 나는 당시 24세, 동생은 22세, 머리가 클 만큼 컸다. 나는 큰 불만이 없었지만, 동생은 박물관과 투어 위주의 여행 스케줄에 하루 종일 짜증만 냈고 아버지랑 싸웠다. 이야기를 해보니 나와 아버지는 박물관과 투어 중심의 여행을 선호했고 동생은 쇼핑과 휴양지를 선호했으며 어머니는 의견이 없으셨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아버지는 2층 시티투어버스와, 중앙시장, 마트를 여행 일정에 넣었고 동생의 불만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


2. 음식 문제

멕시코는 물가가 싼 편이라 음식의 가격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멕시코의 음식은 다양했고 수많은 타코의 맛과 고춧가루 뿌리 과일 그리고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인 아사도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굳이 한식당을 가길 원하셨고 한 끼라도 스테이크를 더 먹고 싶은 나와 또 싸웠다. 결국 스테이크 집은 두 번 갔지만 한식당도 두 번 갔다. 그리고 언어와 정보의 한계로 근처 맛집을 찾는 게 힘들었다.


잊지 못할 스테이크,,,


3. 의사소통

스페인어를 조금이라도 준비해야 했다. 영어를 아예 못 하는 사람이 많은 멕시코라서, 화장실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스테이크 식당 메뉴판에 스페인어뿐이라 직원이 실제 고기부위를 가져와서 크기와 모양을 알려주고 주문했다. 시장에서 돈을 딱 맞게 주지 않으면, 팁이라 생각하고 잔돈을 주지 않기도 했다. 아버지도 약간은 배우셨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영어로 진행했으며 영어가 안되면 손짓 발짓을 통해야 했다.



4. 배타적 자세

이제는 내가 여행을 많이 다녀봐서 이제 알지만, 나는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잘 거는 편이다. 하지만, 멕시코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멕시코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못한 것 같다. 호텔에서 신청한 테노치티틀란 투어를 갔을 때도, 미국이나 대만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끼리 서로 이야기하고 놀았지만, 우리 가족만 덩그러니 따로 식사하였다.


5. 사진

예쁜 사진이 별로 많이 남지 않았다. 이런저런 사진을 많이 찍긴 했지만, 사진 찍는 법과 구도, 찍을 장소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많이 찍기만 하고, 흔히들 말하는 인생 샷이란 건 하나도 없다. 지금보면 하나 같이 삐둘빼둘한 사진만 남아서 아쉽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디를 가든 같이 여행을 가기 전에 일정을 이야기하고 이를 통한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여기서 식인 파티가 있었다고 한다. 테노치티틀란
마리아 성모의 기적이 있는 과달루페 대성당
택시 타고 가다 본 성당
태양의 돌
흔한 멕시코 빌딩
호텔 근처의 독립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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