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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17. 2019

미안해요, 뉴욕은 처음이라 잘 몰라서요

아무 생각 없이 뉴욕을 가면 안된다.

내 뉴욕 여행 경험이 누군가의 여행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고 '저 놈처럼 다니지는 말아야지' 정도는 될 것 같다.  뉴욕은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사전 정보도 많은 곳이다. 제발 사전 조사 좀 하고 가길 바란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와 영화의 장소에 간다는 생각에 일정도 안 짜고 뉴욕을 아무 생각 없이 갔다.


지하철 티켓 발급이 제대로 안되어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고, 큰 캐리어를 들고 지하철로 숙소까지 가는데 너무나 힘들었다. 좁디좁은 회전문 같은 개찰구를 캐리어 때문에 못 지나가서 낑깅대고 있을 때, 한 흑인 여성분이 옆에 있는 다른 문을 알려주어 감사했다. 에스컬레이터도 없이 긴 계단을 낑낑대며 들고 올라가자마자 뒤를 돌아보았을 때, 내 머릿속에는 Jay-Z, 'Empire state of mind'의 '뉴욕~~~~~ 콘크리트 정글 ~~~~" 하는 앨리샤 키스 파트가 재생되며, 휘왕찬란한 타임스퀘어의 불빛이 나를 비춰주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뉴욕에 내가 왔다는 생각에 감동했다.


1. 자유의 여신상 밑은 어둡다.

무료 페리도 있다고 해서 그걸 타러 갔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 그냥 가까운 유료 페리를 타러 갔다. 하나 페리를 타고 리버티섬에 가면 자유의 여신상이 너무 커서 잘 안 보인다. 유료 페리를 타며 좋은 점은 갔다 오는 길에 들리는 앨리스 아일랜드에서 맨해튼의 마천루를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맨해튼 안에서만 있으면 체감이 잘 안 오지만 확실히 밖에서 보면 맨해튼의 위용이 제대로 느껴진다. 


2. 박물관, 미술관은 조오오오오오온나 크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의 미국 자연사 박물관과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매우 크다. 자신이 학문을 연구하거나 미술품에 관해 특별한 조예가 있지 않는 이상, 저 큰 박물관을 자세히 보기란 불가능하다. 딱 몇 가지 작품만 정하거나 한 곳만 가기를 추천한다. 자연사 박물관은 실리콘 동물 모읍집이니 공룡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시간낭비이다.


3. 길은 바둑판이라 찾기 쉽다.

맨해튼 안에는 길이 전부 네모 반듯하고 길이 바둑판이라 길을 찾기 너무 쉽다. 그리고 센트럴 파크를 기준으로 업타운과 다운타운이 나뉘는데, 대부분의 볼거리와 월스트리트, 미술관, 박물관은 다운타운에 밀집해 있다. 업타운에는 할렘 같은 주거지 위주의 공간이다. 숙소는 다운타운으로 잡는 것이 좋다.


4. 식당에서 팁도 받아서 비싸다. 햄버거를 먹자, 피자는 맛없다.

스테이크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멕시코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안 먹었다. 식당들은 전부다 15% 이상의 팁을 요구했다. 3명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어도 5만 원이어서 식당을 자주 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햄버거가 너무 맛있다. Arby's, 맥도널드, 파이브 가이즈, 쉑쉑 매끼 햄버거만 먹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하지만 한 조각에 1~2달러 하는 피자는 심각하게 맛없었다. 짜지도 않고 치즈맛도 안 나고 단순히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는 영양제를 먹는 느낌이다.


5. 야경은 미쳤다

인위적으로 만든 듯한 다른 나라의 야경보다 뉴욕의 마천루는 살아 있는 야경 그 자체였다. 서울처럼 뉴욕은 매일 야근으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록펠러 센터에 위치한 전망대, top of the rock에서 예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밤에는 가로등이 많지 않고 타임스퀘어 주변을 제외한 곳은 간판이 밝지 않아 어두워서 무서운 느낌이다.


6. 드라마, 영화의 장소를 직접 보는 느낌

뉴욕은 미국의 드라마와 영화의 장소를 직접 볼 수 있다. 연기가 나오는 지하철 환풍구와 피자를 손에 들고 걸어가며 먹는 흑인들, 허리춤에 총 차고 2인조로 순찰하는 경찰들, 모든 것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익숙한 풍경들이다.


7. 거리의 음악가를 가장한 날강도들이 많다.

좋은 의미든 아니든 거리의 음악가가 많다. 유럽의 음악가가 커피라면, 뉴욕의 음악가는 날강도다  내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돈을 내놓을 때까지 비키지 않는다. 씨디를 손에 쥐어주고 이 씨디를 살 때까지 절 때 떠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잊지 말고  "I can not speak English"를 수 차례 반복하자. 메트로폴리탄 앞에서 한국노래를 색소폰으로 부르는 사람에게 1달러를 주었다.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면 무조건 돈을 주어야한다.


Top of the Rock 에서 바라본 엠파이처 스테이트 빌딩
쉑쉑버거
리버티섬에서 본 자유의 여신살
앨리섬에서 바라본 맨하탄
광고판이 하나 꺼져 있는 타임스퀘어
브루클린, D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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