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 프라하에 가지 말아요
독일에 온지 한 달 쯤 되어 독일 생활에도 익숙해질 무렵, 부활 절 연휴를 맞이하여 렌트카를 빌려 가까운 프라하로 떠낫다. 속도 제한이 없는 독일의 아우토반은 역시나 빠른 것으로 유명했다. BMW, 포르셰, 벤츠 등 국산 차들이 아우토반을 질주하고 있었고, 운전병 출신 드라이버가 운전실력을 뽐내었지만, 렌트카로는 1차선에서 비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독일을 벗어나자 어김없이 속도 제한이 있었고 부활 절 연휴와 교통사고로 꽉 막힌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의 명절과 별 다 를 바 없었다. 한국과 많이 다른건 산이 적어서 널따란 평지를 배 경으로 돌고 있는 풍력발전기가 많다는 것 뿐 이였다. 그리고 이 내 프라하 시내로 들어서면, 트램 길과 차도가 뒤섞이고 돌길도 많아서 상당히 길이 복잡하다. 사람도 가뜩이나 많은 곳이라 운전 이 어려웠지만 우리의 드라이버는 운전을 잘해서 괜찮았다.
- 프라하의 부활절 축제
찬란한 부활절의 프라하 축제를 조금 기대했지만, 부활절 축제 를 위한 초록빛 부스가 덕지덕지 놓여서 아름다운 광장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구시가지 광장에 여러 가지 부스를 차려 놓고 음식 과 기념품을 팔았지만, 부스 항목을 정해 놓은건지 어딜 가나 똑 같은 글루 바인과 핫도그, 햄버거를 팔고 있었고 음식 가격마저 비쌋으며 맛도 평범했다. 그나마 광장 한쪽에 자리 한 무대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율동이 조금은 축제다운 분위기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줬다.
약간은 실망스러운 프라하였지만, 레스토랑에서 먹은 체코식 족 발인 꼴레뇨와 코젤 다크 생맥주는 최상의 맛이었다. 짜고 바삭한 껍질과 촉촉하고 부드러운 살 그리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진하고 달콤 씁쓸한 흑맥주. 울툴불퉁한 프라하의 길이 괴롭힌 내 발을 음 식들이 부드럽게 풀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