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Ingolstadt 교환학생생존기
독일의 셰어하우스는 보통 WEGE(베게)라고 부르며 '플랫(세 탁실, 부엌, 거실, 화장실, 샤워실) 셰어'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 로는 학교 근처에 방을 잡기 마련이지만, 나는 방세를 아끼고 학 교에서 조금 떨어진, 반지하 방을 구했다. 한국에서도 반지하에 살아 본적 없어서 걱정이 많았지만, 독일의 반지하는 그나마 아 침에는 햇볕이 잘 들었고 유럽식 기후 덕분에 습도도 높지 않았 다. 하지만 온도가 문제였다.
학기가 시작하는 3월 초의 독일은 아직 겨울과 다름없이 춥고 눈 내리는 봄이었다. 이곳에 도착한 첫날, 17시간의 비행기를 타 고 오느라 노독에 지친 내가 마주한 것은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냉골이었다. 한국식 온돌 난방에 익숙해진 나에게, 라디에이터로 난방하는 독일의 반지하방은 너무나 추웠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도 30분이 걸리는 거리였다. 공짜로 빌 린 기어가 망가진 자전거를 타고 눈 내리는 칼바람을 맞으며 30 분 간 달려야했던 등굣길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조그만 반 지하 방에서 '돈이 없으면 몸이 고생하면 된다'를 배우고 왔다.
그래도 이 곳의 장점은 있다. 주말마다 마당에서 바베큐 파티 를 자주 했고, 같은 셰어하우스에 사는 직장인들도 아직 학생인 나를 좋게 봐주었는지, 파티에 초대도 해주고 같이 게임을 하고 맥주를 마시는 등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