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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Feb 11. 2020

<조조 래빗>은 더 이상 토끼가 아니다.

조조의 사랑 성장기

#스포 주의

영화 '조조 래빗'은 2020 아카데미 상에서 각색상을 받은 것에도 알 수 있듯이, 원작 소설이 존재하는 작품이다. 원작은 Christine Leunens 가 2004년에 발간한 Caging Skies라는 책이다. '갇힌 하늘'이라는 뜻처럼 벽속에 갇혀 있는 유대인 소녀를 말하거나 나치 독일 치하의 사람들의 생활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 토끼

조조의 기묘한 모험이 알려주 듯, 조조라는 이름은 주인공의 애칭이다. 원래 주인공의 이름은 요하네스 베츨러(Johannes Betzler)로 J를 'Yo'발음으로 읽지만, 별명은 JOJO가 되었다. 뒤의 래빗도 그리 특별한 별명은 아니다. 약한 마음에 토끼를 죽이지 못해, 히틀러 소년단들에게 토끼라고 불리었다. 토끼는 예로부터 연약하고 맹수들에게 잡아먹히는 피해자의 역할을 하였다. 조조 래빗의 의미는 '나약한 조조'이다. 


하지만 동시에 토끼는 순수와 가족을 상징하기도 한다. 작중 조조는 순수하게 이를 테 없다. 전쟁에 끌려간 아버지를 동경하고, 상상 속 친구마저 히틀러일 정도로 히틀러에 빠져 일종의 체제 선전용 보이 스카우트 클럽인 히틀러 유겐트에서 열심히 활동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교육받는 그대로 유대인을 악마의 헌신이라고 인식한다.

좌 실제 히틀러 / 우, 작중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

하지만 이는 가족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다. 아버지는 이탈리아 전선으로 가서(무솔리니 레지스탕스 세력으로 추정) 돌아올 줄 모르고, 어머니는 반나치 활동하느라 조조를 돌보지 못한다. 조조의 누나는 몇 년 전 사망하여 조조는 전적으로 가족들에게 사랑받지 못했고, 사랑할 존재가 없었다. 그래서 상상 속 존재 히틀러를 애착 상대로 삼게 된다. (이 미친 히틀러를 연기한 사람이 폴리네시아계 혼혈 유대인인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본인이다. )


- 미친 세상에 미친 자가 정상인

조조의 유겐트 활동 조교이던, 클렌젠도르프 대위는 미친 세상에 미친 자야 말로 정상인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그의 모자란 그의 부관과 함께, 베를린 공방전 마지막에 망토와 군복을 화려하게 꾸미고 돌진하는 모습이 매우 유쾌하며 조조를 끝까지 구원해주는 사람도 대위이다. 그러나 나치 활동을 벌이며 유대인 소녀, 엘사를 숨겨주던 조조의 엄마는 반나치 활동이 발각 당해, 교수형 당한다. 미친 세상에 미치지 못한 자가 비정상임을 절실히 보여주는 영화의 가장 슬픈 장면이다.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인 스칼렛 요한슨(로지 베츨러 역)

조조는 엘사의 남자 친구 '네이던'의 편지를 계속 위조하며 그 속에 자신의 사랑을 적어 내려 간다. 초기에는 남녀 간의 사랑이라기보단, 세상을 떠난 누나와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하는 애착 대상으로의 사랑에 가깝다. 하지만 조조는 전쟁을 독일이 이겼다고 거짓말을 할 정도 이미 두 번이나 잃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잃고 싶지는 않았다.

조조의 어머니이자 누나였던 엘사

- 토끼가 아닌 '조조'

조조는 자살한 히틀러 상상 친구를 버려 버리며 순수를 잃고, 엘사를 밖으로 보내며 마지막 가족을 잃었다. 더 이상 토끼가 아니게 된 것이다. 복선이 중간에 나오는데 , 전쟁 중에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질 정도로 먹을 것에 굶주리는 상황에서 만난 토끼는 죽지 않는다.


- 족과 순수를 잃은 후 얻는  사랑

 조조가 엘사를 밖으로 나가자 이 둘은 마치 연인처럼 행동한다. 심드렁하게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른스러운 옷차림을 한 조조는 마치 사고 치고 미안해하는 남자처럼 엘사의 눈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엘사는 바람핀 남자친구의 뺨을 땨리듯 새침하게 조조의 뺨을 때리고, 조조는 그걸 받아들인다. 그리고 토끼가 아니 된 '조조'와 어머니나 누나 같은 존재가 아닌 '엘사'는 미리 약속했듯이 자유의 하늘 아래서 같이 춤을 춘다.


'Jojo rabbit' is not a rabbit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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