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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Mar 28. 2020

미아(엠마 스톤 扮)는 나쁜 여자인가? <라라 랜드>

5년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출처; 네이버 사전

제목인 'La La Land'는 사전에서 보이듯 '환상의 세계'나 '꿈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원래 있는 단어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약어인 LA와 더불어 쓰이면서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 일대를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예술가들의 LA 생존기를 촬영한 'Living in La La Land'라는 티브이쇼도 있을 정도이다. 한국말로 번역하기는 힘들지만, 단어 자체가 꿈을 위해 사는 예술가들을 비하하는 부정적인 뉘앙스도 품고 있다 보니 '홍대 병동(洞)' 또는  '딴따라 세계'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다,

영화의 시작, Another Day of Sun

- 꿈과 현실

연기나 음악, 미술을 비롯한 예술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 적은 누구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라라 랜드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재능 있는 다른 사람들은 저 앞에서 성공하고 있는데, 초라한 능력을 가지고 돈도 제대로 벌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 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라라 랜드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영화이다.

첫만남

- 연애는 원래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

미아(엠마 스톤 扮)는 로스쿨도 포기하고 연기를 위해 6년이라는 시간을 쏟았지만 제대로 된 캐스팅 제의조차 없었다.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扮)도 재즈에 대한 외골수적인 고집으로 레스토랑 BGM 담당 조차 제대로 못하는 피아니스트이다. 그랬던 두 사람이 변화하게 된 계기는 순전히 서로의 영향이다. 미아가 부모님과 통화하는 걸 엿듣게 된 세바스찬은 순전히 돈 때문에 마음에 안 드는 밴드에 합류한다.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1인극 공연을 해보라고 권유하고 미아는 1인극을 준비한다. 그 결과는 서로의 성공이었지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이별이었다.

할리우드 지망생들

- 미아는 속물? 나쁜 여자?

일부 사람들은 '500일의 서머'의 여자 주인공 어장관리녀 '서머' 그리고 '건축학개론'의 수지와 더불어 '라라 랜드'의 미아를 결국 주인공 대신 다른 남자를 택한 나쁜 여자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이들은 가만히 놔두어도 헤어졌을 운명이다. 미아가 영화를 위해 파리로 떠난 뒤, 5년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세바스찬이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서 미아와 싸울 때를 보면,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의 직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 세바스찬은 리허설 그냥 다른 곳에서 하면 안 되냐고 말하질 않나, 미아는 세바스찬의 밴드 투어 스케줄에 대해 불만을 내보인다. 또 세바스찬은 미아 때문에 자신이 꿈을 내버리고 현실을 택한 것 같아 내심 미아를 원망하고 있다. 이들은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다시 만났을 수도 있지만, 결국 서로에 직업에 대한 배려와 이해 없이 또 싸웠을 것이고 파리에 있는 미아와 투어를 다니는 세바스찬은 멀어진 거리고 인해 자연스럽게 헤어진 것이다. 그동안 미아는 배우로서 성공했고 세바스찬은 자신의 꿈이던 seb's 재즈 클럽을 열었다. 그리고 세바스찬은 재즈클럽 근처에 있는 미아의 포스터를 관심도 없이 무덤덤히 지나친다.

미아의 비극

당연히도 이루어지지 못한다

미아는 세바스찬을 만나기 전에 미아는 원래 남자 친구 '그렉'이 있었다. 식사하는 장소와 형과의 대화 내용으로 추정하건대 부유한 편에 속하는 비즈니스맨이다. 이 그렉이 5년 후의 남편이랑 혼동을 일으키는 비슷한 이미지 때문에 미아 보고 돈을 택했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미아의 집은 으리으리한 베버리힐즈의 대저택이 아니라 평범한 미국 중산층의 집이다. 그리고 5년 후의 남편은 분위기 좋아 보이는 재즈바를 발견하고 아내를 데려가는 센스와 노래를 한곡 더 들을지 아내에게 물어보는 자상함을 지닌 따듯한 사람이다.


그리고 영화는 미아의 상상으로 마무리된다. 배우로서 성공한 미아와 파리에서 재즈를 하는 세바스찬 그리고 세바스찬과의 아이, 우연히 들어온 seb's라는 이름이 붙지 않는 재즈클럽. 즉 미아의 입장에서는 자신은 꿈을 이루지만 세바스찬은 꿈을 이루지 못한다. 이들을 이루어지지 못하는게 정상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또 다른 미래에 대한 상상일 뿐이지만 현재를 깍아내리지 않고 과거에 매몰되지도 않는다. 즐겁게 춤을 추었을뿐이고 혹시나 벌어졌을 다른 미래에 대해 상상해보았 뿐이다.


- 꿈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과거의 무언가

라라 랜드는 꿈을 향하는 사람들 만큼이나, 꿈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을 담은 영화이다. 고전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들과 더불어 할리우드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과거의 무언가에게 바치는 헌정 영화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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