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장례식

2025년 12월 4주 차

by 가애KA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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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내가 가장 어쩔 줄 모르는 시즌이다. 이브는 가장 아끼던 동생이 떠난 날이고, 크리스마스는 그 분위기 특유의 발랄함이 존재한다. 나는 항상 이 둘의 상반된 분위기 안에서 울다가 웃는 다.

해양장은 납골당과 다르게 떠난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선 해양장을 진행하는 업체에 배를 예약해서 해당 부표까지 가야 한다. 그래서 항상 크리스마스이브는 연차를 내고 그곳까지 갔다.


이번에는 배를 못 탔다.


항상 정각이었던 것 같은 데 이번에는 왜 30분으로 착각했는지 모르겠다. 캘린더도 그렇게 달려 있었다. 심지어 혹시 모르니까 하는 생각에 일찍 나와 수인분당선이 배차가 40분 떴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각에서 2분 늦었다. 허망했다.

내 한 몸 희생해서 누군가를 지키지도 못하고, 내 한 몸을 건사하지도 못하면 대체 왜 사는 가 하고 생각했다.

이런 내 사연을 아는 몇몇은 연안부두 사진을 올린 내게 충분히 슬퍼하고 오라는 인사를 남겼다. 그리고 배를 못 탔다고 답장했다.


“올해는 육지에서 보고 싶으셨나 보네”


나는 이 친구의 이런 면을 좋아했었지. 하는 생각에 슬펐고, 어쩌면 정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또 슬펐다.


내가 이렇게 슬퍼하길 바랐겠냐는 말에 그건 아니겠지.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알지만 아직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다.


이 모든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의미가 없는 일도 해야 살아가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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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한참 나오는 불량연애를 정주행 했다. 연애예능은 안 보는 편인데 이건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린 느낌이라 보게 되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연애에 포커싱 된 게 개인적으로는 좀 재미가 없었지만.

사실 전 애인이 행복해지기 전까지 행복하지 않기로 했다는 츠쨩의 말이 캡처된 짤을 보고 보기로 마음먹었었다.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잘 못 섞이는 가 했더니 가장 히로인과 연결되었다.

내가 꼽은 가장 최고의 출연자는 갸루라고 소개한 키쨩이었다. 애매하게 다가가지도 애매하게 대응하지도 않고 역시 저런 게 갸루지.

양아치.라는 말로 번역돼서 나오지만 사실 누군가에게는 공포를 줬던 일진이자 학교폭력 가해자였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옹호할 수 없지만 갱생해서 다른 사람을 돕는 정신이 생기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메리크리스마스.

연말인사를 하기에는 이르고, 새해 인사를 하기에는 또 너무 이른 오늘.


지옥을 기록하는 지나가는 글일 수 있는 제 글에 꾸준히 라이크를 눌러주시는 분들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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