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잘 못 된게 아니다.

2026년 1월 2주 차

by 가애KA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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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고 첫 출근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많은 연락들이 오고 갔다. 새해 인사라던가 결혼 소식이라던가, 그리고 부고 소식이라던가.


대학교 동기가 세상을 떠났다. 암이었다. 동기지만 나는 또래보다 2년 늦게 학교를 들어갔으니 나보다 두 살 어린 동생이 떠난 것이다.

아프다는 소식은 알았지만 그것이 암인 줄은 몰랐고, 그리고 이번에도 고비를 넘길 줄 알았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


나는 이런 소식을 들으며 어떤 것을 느껴야 할까, 행복하게 보내달라는 고인의 부탁에 엉엉 울며 슬퍼하지도 못했다. 마지막 부탁을 들어줘야 할 것 같아서. 슬퍼하지도 그렇다고 아프지 말자고 다짐할 수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될 수 있는 한 만나고 싶은 사람을 자주 보기. 바빠도 1년에 주어진 52주라는 시간 동안 한 번은 뺄 수 있을 테니까.


부디, 이제는 더 이상 아픔을 느낄 수 없어서 다행이라는 모두의 걱정이 최선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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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에 출근해서 7시에 퇴근하는 순간까지 숨만 쉬고 일만 하는 한 주였다. 부고 때문에 무리한 반차를 쓴 대가로 야근을 해야 할 만큼 타이트한 한 주였다. 그럼에도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야 한다. 누군가가 기다리던 오늘이라는 것이 여실히 와닿는다.

보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볼 수 없고, 보기 싫은 사람은 정말 보기 싫을 때 나타난다. 잔인한 사실이다.


점심시간이 1시간 반으로 늘어나 휴게시간은 늘었지만 시간이 너무 남아 일을 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이 쉬라고 만든 시간에도 적용될지는 몰랐다.

늘어난 시간만큼 동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아니면 주말을 계획하고 놓친 아티클을 읽는다. 어쨌든 일 외에 다른 것들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올해의 경조사 참여를 장례식으로 시작했지만 그보다 더 먼저 다른 사람들의 결혼 소식을 전해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올해는 슬픈 일로 시작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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