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짜 준비해야지

2026년 1월 4주 차

by 가애KA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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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착각하는 것이 있다.

내 생각이 고스란히 상대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사이는 서로 같은 마음일 수 있다는 것.

내가 홀로 설 수 있다는 것.

내가 잘하고 있다는 것.


나는 내 생각을 묘사하지 않고 설명하는 버릇이 있다. 나보다 잘 알겠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르게 보면 그 역시 낮은 자존감에서 시작된 것이다. 내가 가장 못났다는 생각에 상대방이 항상 더 잘할 것이니 당연히 알 거라는 생각으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내 의견은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더라도 내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상대방이 모른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걸 최대한 묘사하려고 한다.


여기서부터 문제다.


설명할 건 많은데 마음이 앞서서 말은 빨라지고 긴장해서 숨은 못 쉬고 말은 꼬인다. 사람들이 숨 좀 쉬고 말하라고 하는데 숨을 참고 랩을 하는 게 아니라 긴장해서 숨을 못 쉬는 거다. 공황이 아니라는 건 안다. 병원에는 안 물어봤지만.

이번 주도 그랬다. 할 말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여기서 더 최악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일어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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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근무시간은 7시간 반이다. 점심시간이 1시간 반이라서. 그 시간 동안 내가 딴짓을 하는 시간을 모으면 30분 정도 될까?

디버깅을 하고 회의를 가고 로그를 뚫어져라보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다시 디버깅을 하고 이력서를 확인하고 멘션에 대답하고를 반복하면 퇴근시간이 된다.


여기서 내가 일을 더 할 수 있을까?

내 팀원이 생긴다면 여기서 사람을 챙기는 것까지 추가되는 건데 가능할까?

될까?


뭐 어떻게 해야지. 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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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러 갔는 데 다시 만난 세계가 나왔다.

다만세는 듣는 것도 부르는 것도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아이돌 곡이다. 물론 원곡은 소시가 아닌 걸 알지만 소시버전을 좋아한다.


소시 버전을 좋아하는 이유는 하나다. 역경과 고난을 헤쳐나가는 그 당사자가 내가 되는 기분이라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가사가 연인이 아니라 스스로 거나 혹은 같이 이 고생을 함께하는 친구나 동료인 것 같아서.


아무래도 응원이 필요한 모양이다.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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