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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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묵묵히 해내는 것에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시점에는 그것이 틀렸고, 결국 자기 어필하지 않으면 모두 손해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묵묵히 해내는 것은 정말로 힘이 있다.
자기 어필이 필수라고 생각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많은 경우 내가 실제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한다고 착각하고 있을 때였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게 딱 이 경우였다.
물론 묵묵히 해내는 게 힘이 된다고 정말로 확신하게 된 때는 얼마 되지 않았다. 경력이 쌓이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내 통찰력에 스스로 놀랄 만큼 사고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체감하게 되자 주변에서 먼저 알아주는 경우가 생겼다. 물론 나는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하는 타입은 아니고 의견 피력할 건 다 하면서 일도 하는 타입이라 존재감 자체도 약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자기 어필이 필수라고 생각했던 때는 내가 너무나 대체 가능한 사람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스스로 존재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것이었다. 지금은 내 존재감을 부러 채우지 않아도 알아서 채워지는 그리고 쉽게 대체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는 자신감이 쌓여서 비로소 묵묵함의 힘이라는 것이 발동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묵묵히 한다는 것은 뭐든지 요란하게 하는 아빠를 닮고 싶지 않아서 생긴 신조였다. 결과도 보기 전에 설레발치고 허세 부리다가 어그러지는 그 모습들을 보아 오면서 그러지 않겠노라 다짐했었다. 나는 그들을 닮고 싶지 않아서 많은 것들을 의식적으로 해온 것이 많았는데 한번 더 환경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인간은,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그 환경을 어떻게 이용할지는 스스로에게 달렸다.
반면교사할지, 고민 없이 그들을 따라가던지, 눈과 귀를 닫고 외면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