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3주 차
다시 대중교통 출퇴근을 시작한 지 한주가 지났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내 공간을 벗어나지 않다가 모두의 공간으로 나온 기분이었다.
출근길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로 귀를 틀어막고 꾸벅꾸벅 고개를 흔들기도, 인스타에서 눈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아직 나는 이어폰을 한 번밖에 안 꼈다.
퇴사를 앞둔 시점이라서 그런지 압박에서 벗어난 기분이 드는 건지 모든 것에 관대해졌다. 버스에 타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왜 기분이 나빠 보일까, 왜 지쳐 보일까, 왜 행복해 보일까 하고 사람들을 관찰한다.
어느 날은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고 있다 신호대기를 하려고 버스가 멈춰 자연스럽게 시선이 앞으로 이동했다. 옮긴 시선에 머문 사람들은 이것이 법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핸드폰을 보고 이어폰을 끼고 같은 자세로 있었다. 그리고 새벽의 버스에서 나오는 그 라디오 소리마저도 귀를 기울여야 들릴 정도로 작았다. 자그마치 2-30명의 사람들이 탄 버스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는 그 비좁은 공간이 너무 차가웠다.
전철로 환승해도 동일했다. 한 칸짜리 무인전철에서는 정류장 안내 멘트와 물리적인 마찰음 말고는 모든 소음을 금지당한 것처럼 조용했다.
그 침묵이 너무 차가워 낯설지만, 나는 퇴사를 해서 기쁜 것보다 이런 사람들의 흐름에 나도 함께하고 있다는 소속감이 기뻤는 지도 모른다. 새 회사로 옮기면서 언젠가는 나도 그들과 같이 좋아하는 취향의 노래로 귀를 틀어막을 날이 올 수 있겠지만 아직은. 오늘만큼은.
내가 우려하는 것은 내가 그것을 차갑다고 느꼈던 것처럼 누군가도 나를 차갑다고 느끼게 될까 봐.
이 세상은 아직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게 될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