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주 차
사람들을 아끼는 것과 사람들을 지키는 것.
내게 그 차이를 묻는다면 전자는 에너지를 쓰는 일이고 후자는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을 아끼고 지키려고 하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다. 나도 이제 답을 찾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으니까.
답을 내리고 정의할 수 없는 것이 넘치는 이 세상에서 하나라도 더 정의할 것인가, 아니면 정의할 수 없는 채로 둘 것인가는 언젠가 정해지겠지.
어쩌면 K-장녀로서 습관이거나, 내 편 없이 지냈었던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면,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일수도 있지.
그래서인지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나를 굉장히 힘들게 한다. 정말 일말의 도움도 줄 수 없나, 내가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어도 잠깐의 휴식을 줄 수는 없나.
그리고 매번 고민한다. 우연히 알게 된 그들의 문제를 모른 척 지나가는 것이 맞나, 아니면 먼저 오지랖을 피우는 게 맞나. 정답이 없는 고민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고민한다.
어쩌면, 남겨지는 것의 두려움을 아니까 남겨두고 싶지 않을 것일 수도 있겠다.
나는 항상 남겨져왔는데, 이번에는 남기고 떠날 준비를 한다. 마음을 눌러 담아서 이제 그만하겠다고 말한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나를 좀 먹는 관계는 여기서 그만하는 것이 맞다.
나는 지킬 수 있는 마음이 소진됐다. 아낄 수 있는 에너지도 이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건 이것이 남겨진 이들을 위한 내 마지막 선물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오랜 인연과 여기저기 묻은 내 흔적을 정리하려 한다. 오랜 시간 나의 자랑이자 또 다른 나의 추억이 되길 바랐는데 그것이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볼 자신도, 내 손으로 사라지게 두는 것도 할 자신이 없다.
항상 떠나보내던 자리를 이제는 내가 떠난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다들 보고 싶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