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더, 이젠 기회조차 안 만들려고

2025년 11월 2주 차

by 가애KAAE


하나만 더, 하나만 더

이번 주는 그 남은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 주였다. 하나를 해결하면 하나가 나오고, 하나가 나오면 다른 하나가 나오고 딱 한 가지가 뭐라고 그걸 해결하지 못해서 몇 번을 하나만이라고 외쳤는지 모르겠다.

버리는 코드에 공을 들이고 싶지 않아 틀만 짜고 세부 로직은 AI로 짜서였을까. 프롬프트를 잘 못쓰고 있던 걸까. 아무튼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아 보던걸 또 보고 보던걸 또 보면서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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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해결한 이슈는 몇 개였을까, 출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올라온 이슈를 해결하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화내고 토하던 날도 있었고, 야근이 너무 하기 싫어서 울고 싶은 날도 있었다. 그래도 금요일까지만 하면 된다고 버티면서 한주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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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나보다 더 잘하는 분을 뽑게 된다면이라는 가정에 내가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불안이 닥쳐오기도 했다. 그러다 아직 나도 더 성장해야 하는 사람 이라는 걸 드러내기로 했다. 수습이라서 실수하면 안 된다는 강박 역시 던져두고 지금 해야 하는 것들에 포커싱 하기로 했다. 그래도 용병처럼 프로젝트를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이 팀 저 팀 다양하게 도움도 주고 나를 드러내는 사건이 많았던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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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 있지만 내게 무관심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이제 서로 적응했고 무언가 내 포지션은 어미새가 되겠구나 하는 느낌도 받고 있다.

나는 팀원들이랑 다른 자리에 앉아있고, 점심도 따로 먹는데, 팀원들한테 질문하려고 갔더니 팀원이 당연하다는 듯이 과자를 내밀던 모습이 왜 이렇게 귀여웠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서서히 적응해 나가는 지도 모르겠다. 다들 각자 벽을 세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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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글을 쓰면 브런치 링크를 인스타에 올렸는 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인스타에 올리는 이유는 브런치를 홍보할 겸,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내가 마냥 밝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은 행동이었달까.

올리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건, 내가 밝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내가 감성적인 ‘척’ 하려고 올린다라는 이야기에 굉장히 기분이 상했기 때문이다.

아마 그 말을 한 사람은 내가 왜 글을 쓰는지 조차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말이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기분이 상했다. 이유를 알지도 못하면서 척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에게서 평가할 여지조차 주고 싶지 않아서.


보편의 언어를 읽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무수히 많은 평가를 받는데, 굳이 내가 더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던 이기주 작가님의 말이 너무나도 와닿았다.

평가는 인사평가만으로 족하다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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