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나름 노력파였다.
새벽 2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집에 왔다.
등교는 8시 30분까지.
우리 때는 뺑뺑이로 고등학교를 갔었는데 18 지망에 떨어지는 바람에 우리 집에서 정반대방향에 있는
신설고에 가게 되었다.
교복도 이뻤고, 학교 건물도 새거라 좋았지만 통학만 2시간이었다.
거기다 야간자율학습(야자)을 하고 집에 오면 밤 10시~11시
씻고 자면 다음날 또 오전 7시 30분 전에는 버스를 타야 지각을 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대학은 가야 하니까 나름대로 공부를 했으나 성적은 중학교 때만큼 잘 나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휴식이나 요령 없이 드립 따... 공부만 했던 것 같다.
학원도 다니지 않았고 문제집과 메가스터디 인강 선생님이 나의 과외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수학, 외국어 같은 경우 기초가 없다 보니 따라가기 힘들었고 사탐은 그나마 외우면 되니까 어떻게든 해결이 되었다. 유일하게 언어영역에서 점수가 잘 나왔는데 문제는 대학에 가려면 국영수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과생이었다.)
그렇다고 내신도 좋지 않아서 수시에 넣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모의고사를 잘 보는 것도 아니라 정시에 넣기도 애매했다. 결국, 고등학교 때 요령도 없었고 집중력도 부족했던지라 수능을 잘 보지 못했다.
그 당시 갈 수 있는 대학은 지방에 있는 경영학과였다. 심지어 붙었지만 부모님은 듣보잡 대학교에 보내기 원하지 않으셨고, 스스로도 과연 지방대학에 가서 앞으로 비전이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호기롭게 재수를 선택했다. 부모님에게도 말했지만 고등학교 때도 성적이 좋지 않은 내가 다시 재수를 한다 한들 부모님이 알만한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아빠에게 있었다.
아빠는 재수는 의대생이나 아쉽게 연고대에 가는 정도 모범생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사촌언니는 고등학교 때 내로라하는 수재였는데 sky를 가지 못하고 외대에 갔다.(이것도 사실 무척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 언니와 비교하면서 네가 재수를 한다고 해도 좋은 대학에 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공부가 안되면 기술이라도 배우라면서 아빠는 우겨먹기로 간호학원 팸플릿을 가져오더니 서울에 있는 간호학원에 다니라고 했다. 나는 아빠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이 황금 같은 시기에 취업전선에 나가라는 것도, 그리고 생뚱맞게 간호조무사가 되라는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아빠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간호학원에 출석했다.
출석했다 한들 하나도 재미없었고, 아빠가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분했고 억울했다.
그리고 기필코 혼자라도 공부해서 대학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간호학원에 다녀본 사람이라면 아시겠지만, 간호학원에 다니면 학원에서 local(동네 병원)에 취업을
연결시켜 준다. 두 달 정도 다니니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연결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취업을 원하지 않았지만 아빠가 원했기 때문에(취업을 시켜달라고 학원에 말한 모양이다)
어느 의원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취업이라기보다는 지금 생각해 보면 아르바이트 같은 개념이었다.
오전에는 수업을 들어야 하므로 2시부터 출근해서 8시까지 일했다.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있었고 수업듣고 출근하기에도 바빴다.
퇴근해서는 씻고 자기 바빴으며 공부라는 것은 책을 펴보지도 못할 만큼 피곤했다.
그때 나는 이 마음을 잃지 말자고 생각했다.
아빠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다는 마음,
내가 만약 대입에 성공했다면 아빠가 나한테 이렇게 반강제적으로 취업을 강요했을까?
분명 내 인생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는 삶을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마치 날개가 있어 조금만 연습하면 날 수 있는데
위험하다고 안된다고 아빠가 내 날개를 꺾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추락하는듯했다.
그때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
평소 내가 아빠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부모님이라면 결과가 어떻게 됐든 한 번쯤은 더 아니 그 이상이라도 믿어줘야 하는 것 아니야?
하는 반발심이 올라왔다.
친구들은 대학에 가서 미팅도 하고 남자친구도 사귀고,
개강총회며, MT다 즐길 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를 무시하는 아빠에게 본 때를 보여주고 싶었다.
현실은 내 마음 같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었지만 그때도 무한긍정의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N의 특성상 내가 원하는 과에 간 모습을 상상하며 왠지 이번에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R=VD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자기 계발의 기법을 실천했던 것 같다.
그리고 1년 뒤, 나는 어떻게 됐을까? 대학에 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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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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