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의미 Feb 10. 2024

영화<3일의 휴가>무조건, 있을 때 잘해야 하는 이유

오늘은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네요. 부모님, 가족들 만나러 민족 대이동, 고속도로 혼잡 예상되네요. 는 작년 12월 엄마랑 영화를 봤는데요. 시놉시스를 읽자마자 엄마랑 같이 보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3일의 휴가>를 보고 왔답니다. 두 달 넘어서 이제야 후기를 올리게 됐어요. 





영화는 죽은 엄마가 하늘에서 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바라보는 내용이에요. 영화속에서 엄마는 딸의 미래를 위해 굉장히 많이 희생한 캐릭터로 나와요. 그런 엄마의 헌신과 기대대로 딸은 UCLA 대학에서 수학 강의를 하는 교수가 되었답니다. 그러나 엄마가 돌아가시고 딸은 교수직을 내려놓고 돌연 한국으로 귀국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하던 식당에서 요리를 하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려요. 하늘에서 그 모습을 본 엄마는 실컷 공부시켜놨더니 저게 무슨일이지? 싶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극중 딸이 왜 그렇게 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영화에서는 아빠의 모습은 나오지 않는데요. 홀어머니인 엄마가 남의 집 가정부를 하면서 아이를 뒷바라지해요. 그 모습을 보고 자란 딸은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대요. 그 모습에서 엄마는 여전히 어른이 된 딸을 그리워하고 애틋해하지만 딸은 바쁘기도 하고, 본인 인생 살기도 정신없어보이는 모습이었어요. 그렇다고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요. 






연락도 없이 반찬을 들고 찾아온 엄마를 반기지 않은 딸의 반응에 엄마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24시 맥도날드에서 첫 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데요. 딸은 그 모습을 지켜봐요. 지극히 T의 관점에서.. 둘 다 왜 안 그런척하면서 배려(?)하고 말은 안하는 모습이에요.  고구마 백만개였던 장면중에 하나네요. 결국 딸도 마음에 걸린 것이겠지요. 엄마는 첫 차를 기다리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막차 타고 들어간다는 문자를 딸에게 보내지만 딸은 그게 거짓말인줄 알아요. 남자친구와 어떻게 파혼하게 되었는지의 과정도 나오는데 이 장면도 너무 가슴 아팠던 장면중에 하나. 혼주석에 엄마 대신 딸을 키워준 외숙모 외삼촌을 앉히자고 해서 파혼했다고 하는데 이 사실을 몰랐던 엄마는 너무 속상해합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장면이 N회차 나와요. 엄마 관점, 딸의 관점에서 서로 같은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했는지를요. 결국 딸도 엄마도, 서로 사랑했는데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서로를 배려하느라 눈치를 보는 모습이랄까요. 이런 전개 과정을 보다보니 왜 딸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엄마의 가게에 있는지 알 것 같았어요. 딸에게는 엄마를 애도할 시간이 필요했던 거였더라구요. 날 위해 희생한 엄마에게 마음은 있었지만 잘해주지 못했고 엄마한테 이렇게 해줄걸 하는 후회. 그래서 엄마의 고향으로 내려가서 엄마가 했던 음식을 만들면서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겠구나 이해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영화관에서 여러 사람 울더라구요. 저두 눈물 찔찔.. 






저는 여기서 엄마도 딸도 두 입장 모두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 이유는 저도 딸을 키우고 있어서였죠. 딸의 입장에서는 돈버느라 나와 같이 있어주지 못하고 외숙모, 외삼촌 집에서 자랐는데 너무 외로웠대요. 엄마가 보고 싶었고... 저두 일하는 엄마라 가끔씩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이렇게 말할 때가 있어요. 왜 다른 엄마들은 집에 있는데 엄마는 일하냐면서, 학기중에는 그나마 수업이 있고 방과후도 있어 괜찮은데 방학 때는 혼자 있어서 더 외로운 것 같더라구요. 저도 같이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너무 속상하지만 상담시간에 배운 이야기도 써먹어봅니다. 






oo아, 엄마는 전문직이라 아이를 낳고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이야. 
물론 직업마다 다르겠지만 다른 직업은 엄마가 아이를 낳고 일하기가 쉽지 않아. 
경력이 단절되는 엄마들도 많은데 엄마는 그렇지 않아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일욕심도 있고 일중심적인 사람이라 부모님이나 아이한테 소홀할 때도 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아이들과도 같이 있을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월 휴일은 전부 아이 혹은 가족과 보낼 예정이에요. 친정엄마랑 호캉스도 가려구해요. 우리가 일하는 이유. 돈버는 이유도 다 가족과 잘먹고 잘살기 위함이니까요. 무엇이 정말 삶에서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였어요. 






한줄평: 생각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시간은 많지 않다. 살아있을때 사랑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인투더월드>안전지대를 떠나야 새로운 길이 열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