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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May 03. 2024

맥주병도 쌉가능한 세부 스노쿨링 스팟 top1

오슬롭의 물맛은 salt 그 잡채였다. 그럼에도 동영상 촬영은 남겨야 하다보니 익숙치 않은 스노쿨링 장비에숨도 못쉬고 물만 주구장창 먹었더랬다. 그리고 나서 이동한 모알보알. 오슬롭에서 약 2시간 정도? 걸렸다. 아직도 스노쿨링 장비를 착용하고 어떻게 숨쉬어야 할 지 모르는 나. 그리고 기타 등등 투어 일행들을 위해 가이드님이 스노쿨링 장비를 어떻게 착용하고 숨쉬는지 알려주었다. 그러나 그 때도 감잡지 못하고 있었던 건 안 비밀이다. 눈으로 보면 굉장히 쉬워보이는데 물속에만 들어가면 멘붕이랄까. 아무튼 수영 못하는 맥주병들을 위해 직접 장비도 착용해주셨는데 동생과 나는 이미 오슬롭에서부터 구명 조끼 줄에 중요한 부위가 끼어서 너무 아팠다. 그래서 가이드에게 조금 넉넉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한국인 가이드 분이 우리의 옷 행색을 보고는 그렇게 장비를 착용하면 안된다면서 직접 더 타이트하게 다리 사이를 촘촘하게 줄을 당겨주셨다. 그렇게 동생과 나는 가랑이 사이가 더 아팠다고 한다. 아프다고 하니 남자들은 그것보다 더 불편하다면서 오래 하는 거 아니니 안전을 위해 그대로 입고 들어가라고 했다.






모알보알에서는 팀을 나눠서 4:4로 하기로 했다. 스노쿨링을 도와줄 형제들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현지에서 수영하면서 자란 티가 났다. 튜브에 줄을 매달아 신발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묶고 수영을 못하는 나같은 맥주병 사람들은 그 튜브를 잡았다. 한국인 가이드는 그 형제들이 스팟을 잡아줄 거라면서 정어리 떼와 거북이를 볼 수 있을거라고 했다. 오슬롭에서의 물맛과 깊은 수심에 질렸던 나는 과연 여기서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수심은 얕았고(그렇다고 발이 땅에 닿지는 않았지만 오슬롭에서보다는 바다가 더 에메랄드 빛에 얕기는 했다) 형제들은 조심스럽게 우리를 이끌어 주었다. 형제들이 잠수를 하라고 신호를 주면 잠수 했는데 수경 밑으로 엄청난 정어리 떼가 보였다. 그런데 거북이는 어디있지? 했는데 생각보다 거북이 보기가 어려웠다는. 결국 거북이는 나중에 끝날 무렵에야 만날 수 있었다.






아무튼 2:2로 나누어서 사진을 촬영했는데(왜냐하면 각자 간 일행이 2명씩 이었음) 우리가 앞 순서였다. 동생이 먼저 촬영하고 그 다음 나였는데 형제들이 2인 1조로 1명은 고프로로 사진을 촬영하고 포즈를 제시한다. 그러면 나머지 1명이 내 몸을 눌러 사진이 잘 찍히는 스팟으로 인도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동그랗게 물살로 원을 그려주기도 했는데 그 안에 내가 들어가게 되는 그런 구도였다. 찍으면서도 참 신기했다는. 한 번은 내 몸을 물 안으로 밀어주다가 물속에서 한 바퀴를 돌기도 했다. 결국 다시 꺼내서 재입수. 어차피 잠수 할 때는 스노쿨링 장비로 숨을 쉴 수 없으니까 입에 문 필터는 빼고 들어가야 했다. 그말은 곧 잠수 100% 숨을 참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꽤 깊은 수심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오슬롭보다 마음이 편해서 생각보다 오래 숨을 참을 수 있었다.











© artrachen, 출처 Unsplash






이 형제들은 특징은 사진에 대한 특별한 사명감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우리에게 늘 one more를 외쳤다. 그렇게 수많은 원모어를 통해 사진 몇 장을 건졌는데, 생각보다는 할만했다. 나중에는 거북이가 나오는 곳을 발견했다며 거북이 옆에서 사진도 찍었는데 책에서 보던 것보다 거북이가 컸더라는. 거북이 옆에 가려면 나는 더 깊게 잠수해야 했는데 그것도 역시 형제들의 도움을 받았다. thank you brother. 왜 무섭지 않았냐면 내가 숨을 못쉬거나 불편한 것 같으면 이 형제들이 꺼내주었기 때문이었다. 뭐랄까. 이들이 있어서 안전하다는 신뢰 관계가 있었다. 촬영 후에도 정어리 떼나 볼만한 게 있으면 잠수하라고 신호를 보내 알려주었다. 그렇게 1시간 좀 넘게 스노쿨링을 했을까. 돌아오는 길에서는 장비를 끼고 숨쉬는게 편해졌다. 입수전 가이드가 했던 호흡법이 몸으로 이해가 되는 순간이였다. 한번도 물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않고 꽤 긴거리를 잠수해서 갔다.






그러나 좀 지나자 뭔가 숨을 잘못 쉬었는지 눈과 코로 물이 들어와서 더이상 장비를 끼고 호흡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잠수해서 갔다는. 어차피 튜브를 잡고 갔으며 형제들이 그 앞을 끌어주고 있었고, 구명조끼도 입은지라 아무리 빠지려고 해도 물에 절대 빠질 수가 없었다. 다만 가랑이는 아직도 너무 불편했지만 오슬롭 때보다는 더 즐기는 게 스스로 느껴졌다. 물에 나오고 나서 역시 마찬가지로 고양이 샤워를 했다.(빗물 받아놓은 것 같은 대야에서 바가지를 퍼서 물로 끼얹는 방식이다) 한국인 가이드가 형제들에게 팁을 줄 사람은 주라고 하면서 알려주었다. 원래 오슬롭에서도 팁을 주는데 우리만 안줬다면서 말이다. 그 때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그 생각까지 할 수 없었다.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그래서 이번에는 형제들에게 200페소 팁을 줬다. 한국돈으로 하면 6000원 정도? 1시간 동안 잠수 시켜주고 데리고 다녀주고 죽지 않고 살아돌아오게 해준 값으로는 적은 돈이었다.






점심 식사로는 가이드가 알아서 제육볶음과 삼겹살을 시켜주었는데 우리 나라의 고기를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 육즙이라기보다는 말라 비틀어진 맛이었으며, 음 뭐랄까. 제육도 한국에서 먹던 제육맛이 아닌, 쌈도 뭐랄까 벌레 먹은 것 같고 거무 튀튀한게 묻어있는 손이 제대로 갈 수가 없는 음식이었다. 밥은 알다시피 날리는 밥알이었으며, 어차피 평소 밥을 별로 먹지 않는 터라 상관없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오이랑 함께 쌈싸먹다가 바로 옆 화장실을 보고 식사 중단. 솔직히 맛있는 맛은 아니었다. 차라리 각자 먹고 싶은 걸 시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가이드는 왜 이렇게 안 먹냐고 말했지만 먹음직 스럽지 않는 식단이었다. 그나마 가장 맛있는게 먹은 것이 있다면 망고와 깔라만시 에이드 정도?! 투어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식당 픽과 밥맛이 별로 였던 갑자기 이렇게 별점 매기게 되는 흠흠! 아무튼 필리핀에서 고기 요리는 먹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튼 모알보알은 스노쿨링, 맥주병 쌉초보도 가능하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느끼고 경험했다. (그 이유는 제가 바로 산 증인이라서요. 한국 스포츠 센터에서 2달 배워도 수영 못하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ㅠ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은 분들(공항에서 부터 같이 차타던 사이) 물론 이분들도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이었는데 두 분은 어떤 사이냐며 물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 직장동료 사이고, 오프써서 왔다고 하니 간호사냐고 물었다. 간호사냐고 묻는데 아니라기도 뭐해서 그렇다고 했다. 그러니 갑자기 본인의 증상을 말씀하시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했다. 우리는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둘다 일상에서 한 두 번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간호사답게 대처했다. 결론은 병원 가보시라는 말뿐이었지만 말이다. 알고보니 그 분들은 친구사이였고 우리보다 매우 어렸다. 개인적으로 자기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그 친구가 너무 귀여웠다. (나이를 듣고 나니 더 귀여움 증폭됐다는 건 안 비밀)후에 차로 이동하면서 현지 가이드가 몇 살이냐고 물었지만 우리는 노코멘트 했다. 여기까지 와서 나이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으니까.






조금 더 오픈 마인드였으면 그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우리는 피곤했으며, 이동 도중에도 자다깨다 했고 동생과도 말할 때 말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결국 이 친구들이랑 공항에서 재회한다. (아마 한국 가는 비행기 시간이 거의 비슷했던 걸로) 또 나는 극 E지만 같이 갔던 동생은 I성향이 있어 나만 좋다고 설레발 칠 일은 아니었으며, 이 동생의 반응은 어떨지 모르는 것도 미지수였다. 숙소로 가는 길에도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추가 요금을 내라고 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 대한 추가요금이며 얼마냐고 물었더니 우리가 했던 액티비티에 대한 요금이라고 하며 1000페소인가 2000페소 라고 했다. 한국돈으로 30000~60000만원꼴인데. 당황스럽기는 우리 뒷자석에 앉은 젊은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영어로 이미 우리는 세부에 도착하기전 한국에서 모든 요금을 지불했다. 너희 사장님에게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이드는 사장인 것 같은 사람과 통화를 하더니 죄송하다며 더 이상 낼 비용은 없다고 말했다. 그 때 내가 알겠다고 하고 1000에서 2000페소를 냈다면 우리 뒷자석에 앉은 젊은이들까지 돈 뜯길 뻔.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지갑과 젊은이들의 지갑까지 지킬 수 있었다.






아무튼 모알보알은 사람들도 많지만 스노쿨링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 오슬롭이 무서웠던 분이라면 모알보알에서는 찰떡같이 적응할 수 있을거라고 예상한다. 그래서 비기너라면 모알보알과 호핑투어를 추천. 오슬롭도 정말 멋있지만 수영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모알보알 같은 조금 더 얕고 분위기가 더 비기너스러운 이 곳에서 즐기는 것은 어떨까?




  



작가의 말: 맥주병이라면 오슬롭보다는 모알보알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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