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 택시 기사에게 노쇼를 맞고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를 탔다. 가이사노몰에서 아얄라몰까지 체감거리는 15분 정도. 우리가 갈 식당은 츄비츄비라는 식당이었다. 나는 정말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었지만 동생은 꼭 츄비츄비로 가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또 그 말을 들어주는 편이다. 가이사노몰에서 먹어도 괜찮았으나 여기까지 왔는데 맛있는 거 먹어야지. 암 그렇고 말고. 그렇게 아얄라몰에서 이번에는 츄비츄비 가게 찾기 여정이 시작되었다. 츄비츄비는 3층에 있다고 했고, 우리가 내린 곳은 1층. 그러나 연결통로로 오다보니 2층 언저리에 있는 것 같았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은 물어보는 것. 조금 덜 쑥쓰러운 내가 물어보기로 했다.
" we looking for 츄비츄비. where is 츄비츄비? "
영어인지 콩글리쉬인지 모른 단어를 나열했다. 그러나 필리핀 직원은 찰떡같이 알아듣고서는 츄비츄비는 3층에 있단다. 나도 3층에 있는 건 안다고. 그래서 3층 어디로 가야하는데? 이게 포커스였다. 결국 가는 길에 또 다른 직원에게 반갑게 양손을 흔들었다. 그 직원은 처음에는 흠칫 놀래더니 똑같이 양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녀에게 츄비츄비는 어디로 가냐고 물었고 거의 다 왔는지 이쪽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바로 츄비츄비 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3층 이곳저곳을 활보하고 다녔다. 그렇게 찾은 츄비츄비. 현지 사람들이 많았으며, 물론 한국인도 많았다. 굳이 비율을 따지자면 현지 사람들이 조금 더 많은. 이미 블로그에서 보고 왔던 우리는 어떤 음식을 시킬까 고민했다. 사실 가고 싶었던 것은 OO 그릴 이었는데 알고 보니 여기는 막탄에 있다는. 우리는 세부시티에 있고 거의 거리상 50분 ~ 1시간 거리였다. 그렇다고 저녁 먹자고 1시간 거리를 택시 타고 가기는 무리데스. 그래서 츄비츄비로 타협하기로 함.
그렇게 츄비츄비에 도착해서 시킨 메뉴는 무슨 나물 종류. 모닝 글로리는 아니었다. 블랙 페퍼 새우. 비비큐 꼬치를 시켰다. 너무 배고팠던 나는 새우 머리를 미친듯이 깠고. 이런 나의 식욕을 처음봤던 동생은 여태껏 먹은 것 중에 제일 잘 먹는다고 했다. 비비큐 꼬치도 맛있었지만 소스가 약간 짜고 달았으며 고기 잡내가 났다. 역시.. 코리안 바베큐 잡내도 아니고 제일 맛있는. 꼬치를 씹으면서 K 외식맛을 그리워하는 나였다. 나물은 샐러드가 없어서 대체용으로 시켰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안시켰으면 어쩔뻔 했나 싶은 삼삼함이었다. 그렇게 접시까지 씹어먹을 기세로 둘은 모든 음식을 완뽕했다고 한다.
작가의 말: 영어로 물어보기 어렵지 않아요. 모든 의미는 통한다. 그것이 바디 랭귀지 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