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의미 May 28. 2024

공항에서도 세상 모든 사람 oo로 만들 기세

그렇게 스파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편하게 막탄 세부공항에 도착했다. 이 날 토요일밤이라 한국으로 돌아가는 탑승객 자체가 많았다. 공항 입구에서부터 모바일 항공권을 혹은 항공권을 확인했는데 동생이 미리 항공권을 출력해둔 덕분에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항공권을 미리 출력안하거나 모바일로 증빙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대기해야 했다. 그렇게 입국하고 나서 미리 캐리어 무게 측정. 15kg까지 가능했기 때문에 내 캐리어는 무거운게 없어 쌉가능했고, 동생은 주류를 샀기 때문에 조금 불안불안하다고 했다. 아무튼 13kg대로 수화물 무게 제한은 받지 않겠다 싶었다. 그와중에 못빨은 빨래들을 쇼핑백에 들고 다녀야 했는데 너무나 불편. 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그 짐들을 캐리어에 구겨서 넣었더니 들어갔던 것... 나 도대체 왜 들고 다닌거야. 참.. 3일전 우리와 같이 입국했던 사람들의 행렬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는 척 할 수 없는 사이.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대기했지만 직원들이 많아서 빨리빨리 빠졌다. 그러다 앞의 사람들이 수화물 무게에 걸려 짐을 토하고 다시 싸는 모습도 보였다. 뒤에 줄서 있는 사람들은 그분이 몇차례 짐을 다시 쌀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아무튼 어찌저찌 통과해서 수화물을 부치고, 남은 페소를 쓰러 공항을 구경하는데 뭘 먹기도 애매한 수준의 돈이 남았다. 그래서 버거킹 와퍼를 하나 사서 나눠먹기로 했는데 가격을 잘못봤는지 점원이 거스름돈을 더 많이 주었다. 알고보니 내가봤던 가격은 셋트 가격이어서 그랬던 것. 그래서 생각지도 않게 공돈이 생김. 햄버거 먹기에도 애매한 시간이라 결국 포장해서 기내에서 먹기로 했다. 동생은 페소를 써야한다며 편의점에 들렀고 우리는 맥주와 과자를 샀다. 그렇게 먹을 것을 들고 이제 탑승 게이트를 찾는데 갑자기 안내방송이 울렸다.








OO항공, 탑승 게이트가 바뀌었다면서. 그래서 탑승게이트를 찾아 걸어가던 중 우리와 같이 모알보알 투어를 했던 10살이상 어린 친구들을 보았다. 너무 반갑게 "  hey " 라고 하니 그 친구는 화들짝 놀라며, 왜냐하면 그 때는 래시가드 날 것 그대로였다면 이번에는 멀끔하고 옷 입는 채로 만났으니까.(물론 그 때도 옷을 입긴 했었다. 몸에 착 붙는 래시가드 였을뿐이지.) " 아..안녕하세요. " 라고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내향인 동생은 한마디 했다.




" 언니. 내향인들은 인사하면 속으로는 반가운데 겉으로 잘 표현 못해요. hey 라고 하니까 아까 그 친구 놀라는 거 봐요. 차라리 hey 말고 다르게 말했으면 좀 덜 놀랐을텐데. 완전 웃겨.(ㅋㅋㅋ)"



" 아 그럴걸 그랬네? 난 너무 반가워서. 우리 내릴 때는 시크하게 인사했는데. 그 친구들이랑 우리 숙소 가까웠는데 더  친해졌다면 세부시티에서 술한잔 하자고 할 걸 그랬다. " 하니



동생왈



" 언니. MZ들은 그런데 안가요. 클럽 이런데 간대요. "



" 아. 그러면 같이 못놀겠다. 우린 얼굴에서 이미 탈락.
(30대처럼 보인다는 뜻. 입구에서 입장거부 당할 수 있다) "





그렇게 둘이 또 웃으면서 탑승 게이트에 입장했다.










© lukassouza, 출처 Unsplash






돌아가는 비행기안은 출국 비행기보다 덜 부산스러웠고 덜 시끄러웠다. 우리는 어쩌다보니 비상구 바로앞 자리에 착석하게 되어 승무원의 안전교육설명을 들어야 했다. 화재나 비상상황시 어떻게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설명했다. 우리는 3열 자리에 앉았는데 동생이 창가쪽 내가 가운데였다. 내 왼쪽 옆자리의 주인은 외국인이었다. 그 사람이 늦게 오는 바람에 그는 승무원에게 따로 안전교육설명을 들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그는 미드에서처럼 "good morining" 이라고 인사를 했다. 나도 인사를 했고. 자기는 안전교육 설명을 들었다고 해서 나는 너 오기전에 이미 들었어. 라고 영어로 말했다. 그러다보니 그 사람과 영어로 이야기하게 됐는데 리스닝도 되고, 회화가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 사람이 나의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그리고 쉬운 단어로 이야기해주기는 했다. (이건 동생 피셜)  





자기는 미국에 살고 정부 고위기관 수퍼 바이저며 휴가를 받아서 보홀에 다녀왔다면서. 컴퓨터로 혼자 일해서 외롭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 여행은 어땠냐고 물어봤다. 나는 친구랑 둘이 어디어디를 다녀왔는지 말했는데, 오슬롭이나 모알보알 갔다왔다하니 못 알아듣는듯했다.(그 장소가 어디인지) 그러면서 그 남자는 우리가 15살 같다 말했는데 아무리.. 여자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지만 20살 이상 깎는 건 좀 심했다 싶은?!(ㅋㅋㅋ) 나 기분 좋으라고 한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우리한테 한국 사람이냐고 묻더니 자기 엄마는 3년 정도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쳤는데 몇해전 돌아가셨다고 했다. " im sorry. that's to bed. " 라고 하니 지금은 괜찮다면서. 내가 수영을 잘 못한다고 하니 보라카이를 추천하면서 그곳에 가면 쉽게 수영을 배우기 좋을거라고 말했다. (내가 제대로 그의 말을 이해한거라면 말이다.)





그리고 나서 비행기는 소등모드가 되었고, 잘자라고 인사를 하며 미국 아저씨는 수면 준비를 했다. 그 와중에 혹시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어떡하지? 저 사람을 깨워야 하나. 싶었지만 그냥 쓱 지나갔다. 아무 말도 없이. 그는 살짝 잠이 깬 것 같았지만 화장실에 갔다오고 나서 자리에 돌아왔을 때 미소 지어주었다. 오전 7시 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라 자야하는데 동생도 나도 잠이 오지 않았다. 동생은 친화력 갑이라면서 대단하다고 했다. 본인 성격에는 그렇게 못하겠다면서. 그 와중에 우리는 아까 사온 햄버거와 맥주를 꺼냈는데 몰래 먹다가 승무원에게 들켜서 주의를 받기도 했다. 알고보니 기내에서 구입한 맥주만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술고래가 아닌 나는 그걸 몰랐고 예의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치만 이미 깐 맥주 버릴수도 없고 어쩔 수 없지. 결국 다 먹지는 못했지만(왜냐하면 나는 술고래가 아니었으니까?ㅋㅋㅋ) 그렇게 햄맥을 즐겼다.





 

그렇게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남편은 분명 자고 있었을것이므로 공항 철도를 타고 연결된 지하철을 통해 집까지 무사귀환 했다는. 데리러 올까? 라는 말을 왜해서 기대하게 해놓고. 역시나 했지만 아이들도 있어서 남편이 나를 공항에 데리러 오는 상황이 못됐다. 또 왔다갔다 왕복 톨비며 기름값이며. 이와중에도 가성비를 생각하는 주부몬 9단이었다.






작가의 말: 그렇게 공항에서도 세상 모든 사람 친구로 만들 기세였다고 한다.




이전 08화 필리핀 마사지 받아말아? 그득과 실을 파헤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