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 마흔. 서른 중반 언저리에는 뭐라도 되어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사이 나는 결혼을 했고, 아이들이 태어났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위주. 아이들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공과금이며 대출금을 밀리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와중에 잘 살아보겠다고 벌렸던 부동산 투자는 결과적으로 잘되지 만은 않아서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그과정은 나중에 디테일하게 다른 책에서 풀 것 같다.) 그러던 중 배우자의 이직, 두 달 간 수입이 0이 되면서 다달이 나가야 하는 고정지출과 대출금은 외벌이의 월급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대출을 받아서 그 나머지 고정지출과 대출금을 충당해야 했다. 감사하게도 배우자가 두 달 만에 연봉을 올려서 이직했다. 그러나 그 대출금 자체는 다달이 갚아나갔지만 드라마틱하게 줄어든 것은 아니었으므로. 나와 배우자 각각 대출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도 자각하지 못했었다. 벌이가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줄줄 새는 돈이 많았다. 대출이자가 늘어나면서 그제서야 우리가 재정적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실감하게 됐다. 그래서 줄줄 새는 돈을 줄이려고 했다.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팔았고, 나이대에 비해 보장내역이 많은 보험을 실비보험을 제외하고 해약했다. 부모님 보험을 내드렸었는데 당분간은 못내드린다고 현재 나의 재정상황에 대해 설명해야 했다. 또, 생각없이 쓰던 카드를 잘랐다.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소비도 불필요한 것, 현재 우리 상황에서 어려운 부분등은 줄이려고 했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으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그러다보니 다달이 나가야하는 지출에 비해 수입구조가 모자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는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모자를터였지만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1을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알바지원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인별그램이나 요즘 포털 사이트에서 광고를 많이한다. sns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주소지를 입력하면 된다. 물류센터에서 링크를 보내준다.) 당시는 블로그 등을 검색해서 들어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 중 하나였던 A파트을 지원했다. 처음부터 힘들까봐 4시간만 지원했는데 그것이 바로 신의 한수였다. 마침내 우리부부는 00 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투잡에 지원하게 된 이유이자 장점을 나열하자면 아이들을 케어하고 새벽시간에 일할 수 있다는 점. 주차할 공간이 있다는 것. 내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날짜에 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배우자도 투잡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교대로 아이들을 볼 수 있게 본업 외 투잡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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