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집안일) 나만 많이 해?
집안일과 아이들의 케어에 있어서도 남편과 나는 조금은 달랐다.
근무형태가 다르다보니 우리는 생활 사이클 자체가 달랐다.
나는 6시 20분이면 집을 나섰고 3시에 퇴근했다. 남편은 전형적인 9 to 6 회사원이었다.
3시에 퇴근하면 아이들을 픽업하고 남편이 오기 전까지 빨래처리, 식기세척기, 아이들 병원 및 상담 혹은
도서관에 가거나 아이들과 놀다오고는 했다. 거기다 저녁준비까지.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 최대한 이 모든 것들을 끝내 놓으려고 애썼다.
나는 자차로 출퇴근했지만 남편은 서울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지쳐보이고는 했다. 나 또한 그런 남편을 안쓰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끝내놓으려고 노력했던 부분도 있었다.
주말이면 남편이 아이들을 보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어 흘리거나 비닐 껍질 같은 것이
나뒹굴었다. 남편이 청소는 잘 못하겠다고 해서 내가 원했던 것은 딱 세 가지였다.
1. 바닥에 쓰레기, 비닐 껍질이 굴러다니지 않게 나온 것은 그 때 그 때 버려주기
2. 밥이나 배달을 시켜먹었으면 치우고 식기세척기 돌리기
3. 아이들 양치 최소 하루 1번, 복용약이 있으면 1번은 먹여주기
그런데 이 세 가지가 안되어 있을 때가 제법 있었고
그럴 때는 내가 어려운 거 부탁한 것도 아니고 딱 3가지인데... 이렇다니...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이 꼬질꼬질한 걸 보면..(꼬질꼬질하다는 것의 의미는 양치를 한 번도 안했다거나... 땀냄새가 난다거나) 뚜껑이 열렸다.
© preciousplasticmelbourne, 출처 Unsplash
물론 남편이 쉬고만 있었다는 건 아니다. 아이들 밥도 챙겨주고.. 집안일도 나름 한다고 바빴을 것이다.
본인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내 마음에 차지 않을 뿐..
지금도 100%는 내려놓지 못했고 내려놓는 중이다.
첫째에게 물어보면 남편은 11시나 12시에 자고 일어났다고 한다.
알고보니 남편은 예민해서 회사에 출퇴근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었고.
더군다나 그런 것들을 잘 표현 못하는 내향인이다.
이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 수면이기도 한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렇게 하는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하지 못하지?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 hikiapp, 출처 Unsplash
후에 상담 선생님이
내가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했다.
거기다가 나는 그런 부분에 대해 공감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며... 이야기해주셔서
알았다.
지금도 집안일 부분에서는 잘 내려놓지 못하고 있으나
예전에는 내가 많이 하는 데 너는 왜 많이 안하냐를 두고 참 많이도 싸웠었다.
그러나 퇴근 길 남편이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모습을 보면 돈 벌어오느라 고생하는가 싶고
안쓰러운 마음이 많이 든다.
얼른 돈벌어서 차 사줘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