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과 진담사이
남편은 농담이라고 하면서 나한테 상처주는 말들을 했는데
남편 역시 나의 강한 워딩에 상처받고는 했다.
나는 계획하는 걸 좋아하고 예정에 없는 일정이 생기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언젠가 남편이 시부모님과 함께 지방에 집을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그 때 두 아이들이 열나고 있었고, 남편만 오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시부모님의 집은 서울, 우리집은 경기도 였는데 시부모님이 차가 없으셨다.
남편은 시부모님이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는 게 신경이 쓰였고
같이 저녁먹고 데려다주고 온다고 했다. 그러면 거의 밤 9시 10시에 도착하는 상황...
나는 그동안 독박...
T의 관점으로는 예정에 없는 일이라 아이들이 열나고 있었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 예정에 없는 일이잖아. 나도 계획했던 게 있는데 다음에 먹으면 안돼? "
그런데 아이들이 열나는 건 쏙 빼고 말했다. 이 때 솔직하게 나도 힘들어서 오빠가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계획이야기라니 어이쿠...
내 목소리에서 화남이 느껴졌던지 남편이 그냥 밥을 먹지 않고 올라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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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집에 일찍 오기는 했지만 기분이 안좋았고 내가 엄마 아빠랑 밥도 못 먹나 싶어서
후에 나에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나는 나대로 남편이 하는 농담에 빈정이 상해서 조금씩 쌓아가던 중이었다.
" 내가 만약 다른 여자랑 만나면 어떨 것 같아? "라던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나타내는 말을 할 때마다 미친 거 아냐? 라는 생각을 했었다.
적어도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배우자에 대해 무시하는 말이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우리가 싸울때마다 남편만의 레퍼토리가 있었다.
싸우다 도저히 본인이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 같을 때는 이혼하자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그 말을 듣는 이성이 끊어졌다.
이건 정말 부부 사이에 해서는 안 되는 말 아닌가? 선 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쿵 떨어졌다.
감정이 가라앉은 후 물어보니 정말 이혼하고 싶어서 말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 어떡해야 할까?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