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널 사랑했을까?

by 유의미

대학 졸업 전 마지막 학기 때 남편을 만났다.

나는 국가고시를 앞두고 있었고, 남편은 직장인이었다.




남편이 좋았던 이유를 꼽자면,

처음부터 이상형이었던 건 아니었다.

남편이 만나자고 했을 때 세 번 정도 거절했는데 교회 선후배로 지내는 사이라 껄끄러웠다.




그런데도 남편은 자신있는 태도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며 말했다.

그리고 나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결국 1~2달 있다 남편과 교제하게 되었고 내가 첫 병원 발령을 받고 힘들 때 내 옆에서 지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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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zgomz, 출처 Unsplash





당시 내가 생각했던 배우자의 이상형. 바램은




같이 교회다닐 수 있는 사람

술, 담배 하지 않는 사람

자기 밥벌이, 가족을 건사할 수는 있는 사람

그러면서도 같이 꿈을 그려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사람이기를 바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배우자 상에 대해 생각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아플 때, 힘들 때 남편은 약을 사다주거나 옆에 있어주었고

나의 짜증이나 변덕을 받아주었다.

가끔 사소한 걸로 싸우면 남편이 먼저 화해하자고

말해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연애할 때라 가능했구나 싶은..

그런 모습들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해주는 것 같았고 그 부분에 끌려서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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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armermaid, 출처 Unsplash





그러나 막상 결혼해보니 남편은 집돌이었다.

결혼하면 밖으로 나가서 같이 책을 읽고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영화를 같이 본다거나 그런 소소한 데이트를 꿈꿨다.

남편은 알고보니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좋아했다. 주말에는 거의 침대에 붙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남편은 아직도 숙면중이었고

혼자 산책을 가거나 카페에 간다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고는 했다.






서로 좋아하는 것, 관심 분야가 달랐다.

결혼하면 모든 생활을 공유할 수 있을 거라는 내 기대는 와장창 무너졌다.

오히려 바빠서 저녁에만 잠깐 보고 밥만 같이 보는 그런 일상이 지속되었다.

연애 할 때보다 질적으로는 덜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좋았던 점은 헤어지지 않아도 됐다는 점.

같이 출근하고 퇴근할 때 만나서 같이 들어갈 집이 있었다는 점.

남편이 내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해주려고 노력했다는 점

투닥거리며 싸우기도 했지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남편이었다.

참 따뜻했다. 나의 가정을 꾸린다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잘 지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오해와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었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남편을 통해 만나게 되어 결혼 자체에 대한 후회는 없다.






to be continued





우리의 오해, 갈등 어려움을 풀어가는 과정은 다음 후속편에 이야기하려 한다.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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