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rget Acquired
아침에 비엔나 슈테판 성당 앞을 지나가는데 서양 여자애들 4명이 날 둘러싸더니 영어로 뭐라뭐라 말을 한다. 약간 위협감을 느끼고 “쏘리?”라고 하니 다시 말을 해주는데… ‘너랑 같이 셀피(selfie․셀카)를 찍고 싶은데 괜찮겠니?’ 뭐 그런 요청이었다. 그래서 “아 셀피 찍자고? 그래 찍자” 하면서 가방과 겉옷 주머니를 움켜쥐었다. 소매치기단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매치기에 대한 내 걱정과 달리 이 친구들은 각자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더니 고맙다고 할 뿐이었다. 그래서 나도 내 스마트폰으로 한 장 찍자고 해서 사진을 찍었다. 작별인사를 한 뒤 다시 한 번 지갑, 스마트폰, 여권, 카메라를 체크해 봤으나 모두 제자리에 있다. 이 아이들은 왜 나한테 사진을 찍자고 했을까?
여러 추측 끝에 나는 세 가지의 가설을 세웠다.
1. 중국인 성애자다.
2. 케이팝 팬이다.
3. 아시아인 전문 인신매매 조직의 하부조직원이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3번 같다. 타겟 어콰이어드(Target Acquired) 된 듯….
현재 내 위치는 ‘비포 선라이즈’에서 제시와 셀린느가 손금점을 보던 클라이네스 카페다. 내가 이후 오랫동안 기별이 없거든 범인은 쟤네들이야. 인터폴에 신고 부탁해…. (다행히도 인신매매를 당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