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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힘차게, 행복은 나른하게 다가온다

욕망과 권태의 수레바퀴 굴레에서

by 엄재균


인간이란 누구나 불안한 존재

인간이란 언제나 결핍의 존재


남의 불행을 볼 때 내가 행운인지 알고

부재를 통해서만 존재의 고마움을 아는


그런 모순된 인간들이 서로 모인 사회

이런 어리석은 인간이 함께 사는 사회


결핍으로 인해 항상 무언가 욕망하고

그 욕망이 채워지면 다시 권태가 오고


권태를 벗어나기 위해 다시 욕망하고

그 끝없는 욕망과 권태의 수레바퀴 굴레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망으로 고통을 받고

충족된 욕망은 무료함에 사로잡힌다.


고통은 언제나 강력하고 느닷없이 다가오는데

행복은 순간적이고 찰나적인 것을 어찌하랴?


소망이 다 이루어지면 어떻게 될까?

천국에서 모든 이는 무료함에 빠진다.


즐거움은 기대보다 항상 못 미치고

시간은 우리를 쉴 새 없이 채찍질하고


안락한 무료함이 주는 형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감당할 수 있는 고난이 필요하다는 이 역설


힘차게 다가오는 고난과 고통은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할 도전이자 책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 나른하게 다가온 행복한 이 순간을

그냥 쉽게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Photo by Shoeib Abolhassan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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